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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文 대통령 만나주세요” 배우 김부선, 1인 시위 나선 이유?

SBS뉴스

작성 2017.07.16 15:54 조회 재생수13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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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인터뷰] “文 대통령 만나주세요” 배우 김부선, 1인 시위 나선 이유?
“아파트 비리를 척결하자고 나선 5년 간 저, 김부선은 매우 피폐해졌어요. 미드(미국 드라마) 100부 작은 족히 찍은 느낌이에요. 비리의 척결에는 격한 반발과 갈등을 수반하기에 개인의 행복은 사라지고, 남을 불신하는 마음이 많이 생겼어요. ‘내가 미쳤지’ 싶으면서도 이젠 그만 둘 수가 없어요. 지금이 아니면 개혁은 할 수 없어요.”

배우 김부선은 14일 오후 2시 청와대 앞 거리에 섰다. 피켓에는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님. 전 국민 민생 관리 비리 문제로 10분만 만나뵙시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김부선의 1인 시위에 도움을 준 YMCA 본부에서 김부선을 만났다.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성동구 옥수동 중앙하이츠 아파트의 동대표 회장이 된 이후 1년 여 만에 다시 마주한 자리였다. 그 때와 달리 공동주택유권자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이란 새로운 직함도 붙었다. 일을 혼자 할 수 없어 뜻을 같이하는 분들의 제안으로 그 자리를 맡은 것. 김부선은 2년 전보다 지친 기색이 컸지만, 아파트 비리 척결에 대한 의지는 여전히 뜨거웠다. 

Q. 5년 전 SBS ‘강심장’을 통해 아파트 난방 비리에 대해 첫 언급한 뒤 긴 시간이 흘렀어요. 본격적으로 아파트 관리 비리를 바로잡겠다고 동대표 회장까지 출마해 당선됐는데, 그간 어떻게 지냈나요.

“동대표 회장만 당선이 되면 모든 비리를 다 파헤쳐 바로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수십 년째 쌓여온 관리 비리는 그물망처럼 얽혀 있었기에 저 혼자 파헤치기가 쉽지 않았어요. 정말 말 그대로 ‘적폐’였어요. 상당수 전 임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회의는 제가 ‘부정선거로 당선됐다’, ‘관리소 직원 40명을 부당해고 시켰다’ 등의 가짜 뉴스를 주민들에게 퍼뜨렸어요. 나아가 소송까지 제기해 회장을 해임하려고 하고 있어요. 제가 동대표 회장에 합법적이고 가장 민주적인 선거로 당선됐는 데도 말이죠. 결국 소송이 제기돼 1심에서 제가 승소했고요, 그쪽에서 항소를 해서 현재 2심을 하고 있어요.”

Q.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고소고발 등 송사에도 휘말렸죠?

“전 부녀회장 등으로부터 고소, 고발을 당한 게 셀 수 없이 많았고, 여전히 진행 중이에요. 이에 대해 저도 맞고소, 맞고발을 하면서 변호사 비용도 수천만 원을 썼어요. 소송보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에 대한 미움과 불신을 갖게 돼 더 힘들었어요. 동대표 당선 후 옥수동 아파트를 제가 자란 제주도의 담 없는 평화로운 마을 공동체처럼 가꾸는 꿈을 꿨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어요. 1년 여 전 제가 ‘동대표 회장에 출마해서 관리 비리 잡겠다’ 했더니 어떤 분이 페이스북 댓글에 ‘영화 배우나 하지 왜 그런 힘든 일에 뛰어드냐’라고 했어요. 그 얘기가 자꾸 맴돌았어요. 비리 없이 함께 잘 사는 것, 그렇게 어려운 건가요?”

Q. 평생 여배우로 살다가 아파트 동대표 회장 일을 하는 게 쉽지 않을텐데요.

“하루도 빠짐없이 관리비 결제가 잘못되지 않았나, 주민들 돈이 헛돈이 되지 않나, 새는 돈은 없나 신경을 곤두세우고 살펴봐야 돼요. 제가 책임자니까요. 제가 회계를 잘 모르니 전문가들에게 직접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고, 사비털어야 해서 진행비도 많이도 썼어요. 결제할 때만 되면 관리소와 싸울 수밖에 없어요. 그것 때문에 서로 감정 싸움으로 번지는 게 너무 힘들어요. 주택법만 지키면 되는 건데 그들은 그렇지 않았고 소장이 바뀔 때마다 다르게 말을 했고 거짓말이 들통나면 후다닥 그만둬버리고 문서들은 사라졌어요. 다행히 다 복사해 두었지만요.“

Q. 김부선 씨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뭔가요?

“난방 비리로 시작했는데, 난방 비리의 윗 단계인 관리 비리가 더 심각했어요. 2016년 7월 성동구청에서 회계감사를 실시해 4700여만 원 대의 관리비 사용 내역과 장기수선충당금 차액이 다르게 발생한 사실이 드러났죠.(저는 회계 전문가가 아니기에 알아낼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보다 확실한 조사가 절실하다고 느꼈고요.) 그로 인해 과태료 1000만 원이 발부됐어요. 그러나 겨우 200만원만 부과했다는 이해할수 없는 얘기를 구청주택과 어떤 분께 듣곤 아연실색했어요. 관리 비리는 굉장히 복잡해요. 주목해야 할 곳은 아파트 승강기에 대한 부분이에요. 승강기 수리비  360만 원의 거금이 들어간대서 전문가 모셔서 살펴봤어요. 그랬더니 멀쩡하다는 거예요. 승강기안전공단에서 조건부합격이라는 모호한 공문으로 혼란스러웠죠. 또 비용을 집행하라고 소장은 무섭게 압박했어요. 외부 전문가를 불러서 재 검토했고, 감사도 요청한다고 승강기 안전공단에 문자 보내자 간단히 쉬브로프 줄여서 해결됐다는 답변을 받았어요. 결국 부당결재  요구가 드러난 거죠. 게다가 관리소장의 급여는 표준계약서가 없는 데다 명시가 안 되어 있어요. 가장 큰 문제는 주택관리 위탁업체죠. 국토부와 긴밀하게 연관된 곳이기 때문에 철저한 회계감시가 필요한 곳이에요. 이게 핵심입니다.”

Q. 실제로 김부선 씨가 회장을 맡은 뒤 ‘김부선 아파트’가 좋아졌다는 얘기도 흘러나왔어요.

“개별 난방 전환 공사를 입찰할 때 적극적으로 개입해 평균 비용의 절반가량인 4억여 원으로 진행시켰어요. 다 소중한 주민들의 돈이니까 아끼려고 그렇게 한 거죠. 그런데 그런 사실을 주민들은 여전히 모릅니다. 자랑할일도 아니고요. 당연히 공동주택의 거주자로서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죠. 제가 자랑스러운 건 어떤 소장 2분이 돈봉투 주는 걸 거절한 것과 개별난방공사때 반으로 공사해준 댓가로 80만원 상당의 보일러 선물을 거절한겁니다. 그런 돈이나 기계는 결국 주민들이 내야할 돈이 아닐까요?”

Q. 관리비도 줄었다고요?

“관리비는 30% 쯤 줄어든것 같아요. 노인 분들이 특히 좋아하시더라구요. 주민 분들 중에서 ‘형사 김 반장, 안녕하세요.’라고 불러주는 분들도 계세요. 그런데 일부 무관심한 주민들에게 상처를 받기도 했어요. 소수의 사람들, 특히 저를 해임하려는 비상대책위원회는 여전히 저를 악의적인 유언비어로 공격하고 있고 주민갈등을 부추깁니다. 함께 사는 딸의 등 뒤에서 욕을 하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너무 힘들고 지치게 하는 언행이죠.”

Q. 문재인 대통령에게 ‘10분만 뵙자’고 요청했어요. 성사된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요?

“미약한 저 한 사람 김부선으로, 김부선의 아파트로 인해 많은 것들이 밝혀졌고, 아파트 관리비리와 관련된 일명 ‘김부선 법’이 3건이나 발의됐어요. 하지만 ‘김부선의 아파트’는 여전히 늪이에요. 주민들 간 갈등도 심각하고요. 회계감사를 실시했지만 견고한 적폐를 밝혀내긴 역부족이었어요. 주택 위탁관리 업체가 변경될 때마다 자료가 폐기되어 관리비 영수증도, 심지어 입주자 카드도 찾을 수 없었어요. 서울, 경기지역 시민 70%가 아파트에 살고, 지방은 50%쯤 아파트에 사는데요. 아파트 비리를 ‘집안 일’이나 시군구청이나 읍면동사무소가 해결해야 할 ‘지역 민원’으로 치부하면 안 됩니다. 비리의 청산과 공정하고 투명한 관리 대책이 전국에 일률적으로 시행 및 적용되어야 하니 대통령이 하실 일이 맞습니다. 아파트 비리는 ‘민생 적폐 1호’예요. 부녀회, 노인회 등이 다 선거와 관련이 있는 민감한 이슈기 때문에 어느 대통령도 건드리지 못했어요. 시민운동가 출신이자 각 부문의 적폐 청산을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대통령 밖에 하실 분이 없습니다. 선거 때는 후보별로 나눠 싸웠지만 당선 후에는 승리자이자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시니 반드시 국민적 염원을 해결해 주셔야 한다고 말씀드릴 거예요. 국민적 지지가 매우 높은 집권 초기, 바로 이때 하셔야 한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저의 모든 것을 쏟아 붓고 희생하며 무려 5년 간이나 일관되게 투쟁해왔기에 감히 대통령님께 당당하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너무 외롭고 힘들었어요.”

Q. 관리 비리 아파트 척결 1호로 ‘김부선 아파트’를 시범적으로 회계, 감사해달라는 거군요.

“우리 아파트는 반드시 검경 합동수사를 해야 합니다. 난방비 0원 낸 상습가구들 전원 무혐의 처리가 됐는데요. 제가 회장이 되서 공식적으로 서울시 에서 받은 자료와 2014년 관리실 소장에게 받은 자료를 보니, 전기 수도 온수 요금 없는 난방비 금액만 있었어요. 결국 여러 자료들을 면밀하고 종합적으로 회계 감사하기 위해서는 검경조사를 할 수밖에 없어요.”

Q. ‘늘 여배우로 살고 싶다’고 말하잖아요.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몇 년간은 사회면에서 더 많이 본 것 같습니다.

“여배우로 살고 싶은 게 정말 제 마음이에요. 앞에서 미드 100부 작은 찍은 거 같다고 했죠. 투쟁 기간만 5년이니 너무 긴 다큐 영화를 찍은 셈이죠. 그 사이 배우 수련도 엄청나게 되었겠어요. 아파트 문제로 부딪히며 터득한 사회의 현실과 그 리얼리티에 등장한 온갖 군상들에 대한 기억은 연기의 깊이와 다양성에 큰 발전이 될 것이라 믿어요. 한편으로 점차 본격적인 연기 복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이 그 신호탄입니다. 그간 꼭 한번 연기하고 싶었던 소재였는데, 얼마 전에 촬영을 했어요. ‘컷(cut)’ 한 뒤 2~3초간 침묵이 있었는데, 감독이 ‘안아주고 싶었다’고 말할 정도로 푹 빠졌어요. 깊게 몰입해 연기한거죠. 그간 광주의 아픈 비극과 광주시민들의 희생을 잘 몰랐기에 저는 맘속에 부채의식이 있었어요. 그분들에게 위로가 된다면 ‘역사 교과서’ 한편 만들자는 마음으로 광주 현지로 내려갔었거든요. 아파트 관리 비리 문제는 이제 새 정부가 받아서 일괄적으로 해결해야 해요. 아주 말끔하게요. 대통령님의 철학과 의지, 국토부 장관님의 추진력을 믿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저는 연기에 온 힘을 쏟을 거예요. 5년간 다져진 곰삭은 리얼리티 연기 기대되지 않나요?”

(SBS funE 강경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