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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난 회장이고 넌 기사야"…재벌가 '갑질 논란' 언제까지

김도균 기자 getset@sbs.co.kr

작성 2017.07.15 16:03 조회 재생수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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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리포트+] "난 회장이고 넌 기사야"…재벌가 갑질 논란 언제까지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운전기사들에게 폭언한 녹취 파일이 공개되면서 '갑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지난 13일, 2015년부터 1년 동안 이 회장의 차량을 운전했던 A씨가 한겨레 측에 제공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이 회장은 운전기사를 향해 "이 XX 대들고 있어. 주둥아리 닥쳐" 등의 막말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픽
[이장한 / 종근당 회장] (한겨레 제공)
"XX 같은 XX. 너는 생긴 것부터가 뚱해가지고. 자식아. 살쪄가지고 미쳐가지고 다니면서. XX 너는 월급 받고 일하는 X이야. 잊어먹지 말라고. 너한테 내가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거야. 인마 알았어?"이 회장의 만행을 폭로한 기사는 A씨뿐만이 아니었습니다. 2개월가량 일하다 최근 퇴사한 B씨는 이 회장의 폭언에 스트레스를 받아 응급실에도 실려 갔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운전기사는 이 회장이 휴대전화를 집어던지고, 조수석을 발로 차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임직원에게 욕 일삼았다"…이장한 종근당 회장이장한 회장의 운전기사 A씨는 SBS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이 회장이 폭언뿐 아니라 교통법규도 위반하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 / 종근당 前 운전기사]
"신호나 과속, 고속도로의 버스전용차선 등 교통법규를 지키며 운전하면 이 회장님은 '왜 내가 지시한 대로 운전을 안 하느냐. 빨간 불에서도 내가 가라면 가야지'라고 닦달하고 다그치셨습니다."

또한 A씨는 이 회장이 운전기사들뿐만 아니라 회사 임직원들에게도 폭언을 일삼았다고 말했습니다. 회사 안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이었지만, 직원들이 피해를 볼까 두려워 대외적으로 발설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A씨 / 종근당 前 운전기사]
"비서 분들이나 회사 임직원 분들에게 제게 한 것보다 심하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하는 것을 많이 들었습니다."

여론의 지탄을 받은 이 회장은 녹취 파일이 공개된 지 하루만인 지난 14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회장은 "평소 종근당을 아껴주시고 성원해주신 분들과 종근당 임직원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상처받은 분들 위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구둣발로 낭심 걷어차였다"…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운전기사에 대한 재벌가의 갑질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지난 2015년 9월,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은 운전기사 폭행과 인격 모독 등으로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당시 김 회장의 운전기사는 김 회장으로부터 정강이와 허벅지를 발로 걷어차이고 주먹으로 맞는 등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당시 운전기사가 공개한 녹취 파일에는 'XX놈', 'X자식' 등 인격 모독적인 김 회장의 발언이 담겨있었습니다. 비판이 거세지사 김 회장은 아들인 김현승 몽고식품 사장과 함께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김 전 회장에게는 상습폭행 및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폭행 혐의로 700만 원의 벌금형이 내려졌습니다.
■ "사이드미러 접고 운전해라"…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지난 2016년 3월에는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운전기사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당시 이 부회장의 전직 운전기사들은 이 부회장이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고 폭로했습니다. 이 부회장이 눈을 마주치는 것을 싫어해 룸미러를 돌려놓고, 양쪽 사이드미러를 접은 채 운전하도록 지시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 부회장이 운전 중인 기사에게 물병을 던지거나 운전석을 발로 차는 행위도 일삼았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조사 결과, 이 부회장의 폭행은 사실로 드러났고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벌금 15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 "140장 매뉴얼 지켜라"…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지난해 4월에는 3년 동안 운전기사 12명을 바꿨던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의 '갑질 매뉴얼'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정 사장은 A4용지 140여 장 분량의 매뉴얼을 만들어 운전기사들이 따르게 했습니다. 매뉴얼에는 '과속 카메라를 무시해라', '불법 유턴을 해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 사장은 운전기사 61명에게 법정 근로시간인 주 56시간을 초과한 80시간 근무를 시키고, 기사 1명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정 사장에게는 올해 초 300만 원의 벌금형이 선고됐습니다.

잊을만하면 다시 등장하는 대기업 회장과 사장의 갑질 논란. 반복되는 재벌가의 '갑질'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