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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에 숨은 '유령역' 아시나요…비밀 공간의 변신

<앵커>

서울에 비밀 지하 공간이 여러 곳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여의도 지하벙커를 비롯해 서울역사 박물관 방공호, 그리고 신설동역 지하 3층 이른바 '유령 역' 같은 곳입니다. 길게는 70년 넘게 잠들어 있던 이런 비밀공간들이 문화시설로 바뀌어 올해 10월 공개됩니다.

이종훈 기자가 미리 다녀왔습니다.

<기자>

종로 서울역사박물관 한구석. 우거진 수풀 사이로 굳게 닫힌 콘크리트 구조물이 눈에 띕니다. 육중한 철문을 열자 컴컴한 내부공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1944년, 일제가 비행기 공습에 대비해 만들었다는 방공호입니다. 지하로 내려가 봤습니다. 길게 뻗은 통로 옆으로 용도를 알 수 없는 방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옛 모습 그대로 벽면은 거칠고, 공사에 동원됐던 학생들의 낙서도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태평양 전쟁 당시 패색이 짙어지자 일제가 만들었던 비상 통신시설로 추정됩니다.

식민지배의 실상을 보여주는 이곳이 역사 가치를 지닌 문화시설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조명과 음향을 동원해 방공호의 느낌을 살리고, 다큐멘터리 영상자료도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일제 강점기의 아픈 기억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관련 사진 3만 장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도 재현했습니다.

[박현욱/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부장 : 식민지 말기에 암울했던 우리 상황, 그런 점을 우리가 상징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또 역사교육의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령역으로 불리는 신설동역 지하 3층. 1974년 완공된 뒤 노선 계획이 바뀌면서 폐쇄된 곳입니다. 괴기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영화나 뮤직비디오의 장소로 활용돼 왔습니다.

70년대 박정희 대통령과 주요 인사들의 비상 대피처로 알려진 여의도 지하벙커도 전시와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단장돼 오는 10월 시민에게 첫선을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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