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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햄버거 먹고 하루에 10시간 투석"…'햄버거병' 도대체 뭐길래

정윤식 기자 jys@sbs.co.kr

작성 2017.07.06 17:01 수정 2017.07.06 18:52 조회 재생수27,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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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리포트+] "햄버거 먹고 하루에 10시간 투석"…햄버거병 도대체 뭐길래
햄버거를 먹고 이른바 '햄버거병'에 걸렸다는 네 살배기 아이 사연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과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이 엄마 최은주 씨는 자신의 딸이 덜 익은 고기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고 용혈성 요독증후군(이하 HUS)에 걸려 신장 장애를 갖게 됐다고 주장하며 맥도널드 한국 지사를 어제(5일) 식품안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습니다.

HUS는 미국에서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질병입니다.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최 씨의 딸은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았고 현재 신장 기능이 90% 가까이 손상된 상태입니다. 오늘 '리포트+'에서는 이른바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HUS가 어떤 질병인지 또 피해 가족 측이 발병 원인으로 지목한 고기 패티를 둘러싼 논란은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 왜 그날 햄버거를 먹였을까…끔찍한 악몽의 시작

지난해 9월 최은주 씨의 네 살배기 딸은 경기도 평택의 한 맥도널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고 나서 2~3시간 뒤부터 복통과 설사를 호소했다고 합니다. 아이의 상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됐습니다. 급기야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까지 나타나자 아이는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검사 결과 급성 신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는 HUS 진단을 받았습니다.
왜 그날 햄버거를 먹였을까..끔찍한 악몽의 시작아이는 다행히 상태가 호전돼 2개월 뒤에 퇴원할 수 있었지만 신장 기능은 이미 심각하게 손상된 뒤였습니다. 햄버거 한 개를 먹었을 뿐인 아이는 지금도 하루 10시간씩 배에 뚫어놓은 구멍을 통해 복막 투석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 엄마는 죄스런 마음뿐입니다.
[최은주 / 피해 아동 어머니]
"언제까지 투석을 계속해야 되는지 아이한테 말을 해줄 수가 없어서... 아이에게는 그냥 배에 벌레 한 마리만 더 잡으면 된다고 말하고 있어요."■ 1982년 미국 뒤흔들었던 햄버거병…어떻게 걸리나

이른바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HUS는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으로 신장 기능이 저하돼 생기는 질병입니다. 신장의 해독 기능이 떨어지면서 몸에 불순물이 쌓이고 경련이나 혼수 증상, 췌장염과 당뇨병까지 일으킬 수 있는 병입니다. 미국에서는 지난 1982년 햄버거를 먹은 사람들이 집단으로 감염 증세를 보였습니다.
장출혈성대장균에 의한 급성 신장 손상당시 햄버거 속 덜 익힌 고기 패티가 발병 원인으로 드러나면서, '햄버거병'이라는 별칭이 붙은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HUS에 감염되면 심한 복통과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주로 어린아이들이나 노인에게 발병하는데 제대로 치료가 안 되면 성신부전증이나 혈소판감소증 등 합병증으로 이어집니다.

HUS 환자의 50%는 신장기능 손상을 완벽히 회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HUS는 현재 질병관리본부에 의해 '희귀난치성질환'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발병률이 현저히 낮아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주로 멸균되지 않은 우유나 세균에 오염된 채소 및 고기 등을 먹은 이후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햄버거만 먹었는데.." vs "덜 익힌 패티는 없다"

가족들은 HUS의 원인으로 맥도널드 햄버거를 지목했습니다. 아이가 처음 복통을 호소하기 직전에 먹은 음식이 맥도널드의 햄버거였고, 햄버거에 든 덜 익은 고기 패티가 병을 유발했다는 겁니다.

가족 측 법률대리인은 "피해자는 햄버거를 먹기 전까지 활발하게 뛰어놀던 건강한 아이였고 당일 햄버거 외에 다른 음식은 먹지 않은 상태에서 약 2시간 후부터 복통과 구역, 설사 증상이 시작됐다"며 "햄버거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입될 여지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황다연 / HUS 감염 아동 가족 측 변호사]
"주로 고기를 갈아서 덜 익혀 조리한 음식을 먹었을 때 발병하는데, 미국에서는 1982년 햄버거에 의해 집단 발병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맥도널드 측은 그러나 가족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습니다. 햄버거 패티는 기계로, 굽는 시간과 온도를 설정해 최소 200도 이상의 고온으로 조리되기 때문에 덜 익힌 고기 패티가 나올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가족 측은 "그릴의 설정이 잘못되거나 정해진 위치에 놓지 않고 가열하는 경우 제대로 조리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햄버거만 먹었는데.." vs "덜 익힌 패티는 없다"■ 햄버거병의 진실은 어디에…CCTV 영상으로 밝혀질까

HUS 감염 아동의 가족은 고기 패티 조리 과정의 문제점을 밝히기 위해 맥도널드 매장의 폐쇄회로 영상(CCTV)에 대한 증거 보전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맥도널드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으며 아이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당사는 식품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으며 이번 사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맥도널드 측은 또 "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를 바라며 앞으로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늘(6일) 오전 햄버거를 만들어 판매하는 11개 프랜차이즈 업체에 고기 패티 관리와 조리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기획·구성: 정윤식, 장아람 / 디자인: 김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