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익은 고기' 먹은 아이, 신장 90% 손상…맥도널드 고소

<앵커>

네 살짜리 아이가 덜 익은 고기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고 큰 병에 걸렸다면서 피해자 가족이 해당 업체를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아이는 신장 기능이 90% 가까이 손상됐습니다.

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9월 최은주 씨의 네 살배기 딸은 경기도 평택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고 2~3시간 뒤 복통을 느꼈습니다.

상태가 계속 악화됐고, 이틀 뒤 대학병원 중환자실로 옮기고서야 급성 신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는 'HUS', 용혈성요독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미국에서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질병입니다.

최 씨의 딸은 결국 신장이 90% 가까이 손상돼 매일 밤 10시간씩 배에 뚫은 구멍을 통해 복막투석을 하고 있습니다.

[최은주/피해 아동 어머니 : 언제까지 이걸 계속해야 되는지 아이한테 말을 해줄 수가 없어서, 그냥 배에 벌레 한 마리만 더 잡으면 돼….]

최 씨는 딸의 병이 당시 햄버거에 든 덜 익힌 고기패티 때문이라며 오늘(5일)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황다연/피해 가족 측 변호사 : 주로 고기를 갈아서 덜 익혀 조리한 음식을 먹었을 때 발병하는데, 미국에서는 1982년 햄버거에 의해 집단발병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맥도날드 한국 지사 측은 자체 조사 결과 당일 해당 매장에서 덜 익힌 고기패티가 나올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면서도,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피해 가족은 고기 패티를 굽는 그릴이나 사용 방식에 문제가 있었을 거라며 매장 CCTV에 대한 증거보전 신청을 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도 나설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유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