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라운드에 이글 2개를 기록하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일인데, 최혜진은 파5홀도 아닌 파4홀에서 2개의 이글을 낚았습니다. 263m로 짧게 세팅된 5번 홀에서는 티샷을 단번에 그린에 올려 '원 온'에 성공한 뒤 한 번의 퍼팅으로 마무리했고, 16번 홀에서는 두 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어 '샷 이글'을 기록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많이 좋아했어요. 남자애들이랑 축구도 하면서 뛰어놀고, 태권도를 특히 좋아했어요. 골프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처음엔 태권도도 같이 하다가 골프에 전념하면서 그만두게 됐죠."
평소 쾌활한 성격의 최혜진 선수는 방송 카메라를 마주하고도 전혀 떨리거나 어색한 기색 없이 어떤 질문에도 막힘 없이 시원시원하게 답했습니다. 승부처에서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는 강한 멘탈도 이런 성격에서 나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1억 원이었습니다. 아마추어 신분인 최혜진은 규정에 따라 상금은 한 푼도 받지 못했지만 더 값진 소득을 얻었습니다. 최혜진은 이번 우승으로 올해 KLPGA 잔여 대회와 내년 시즌 풀 시드(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받았습니다.
최혜진은 다음 달 23일 만 18세 생일이 지나면 프로로 전향할 수 있지만 내년에 KLPGA 정규 투어에서 제대로 뛰기 위해서는 올겨울에 열리는 시드전에 참가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했는데, 풀시드를 확보하면서 시드전을 거칠 필요가 없게 됐습니다.
"시드전은 모든 선수들이 다 힘들어하는 대회거든요. 한 번의 대회로 한 해가 결정되고, 특히 겨울에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더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 우승으로 시드전을 안 가도 돼서 다행입니다."
"제가 골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붙여 놨던 건데, 올림픽 금메달도 목표로 있고, 세계랭킹 1위 하는 것도 목표로 있기 때문에 그걸 보면서 더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한국 선수로는 역대 3명(신지애, 박인비, 유소연)만 밟아 본 세계랭킹 1위 자리와, 4년에 한 명 씩 에게만 허락되는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잡은 겁니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 박인비 프로님이 금메달 따는 모습 보면서 나중에 저도 저 자리에 꼭 있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어요. 일단 제일 가까운 올림픽이 2020년 도쿄 올림픽인데, 대표로 뽑히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고 더없이 영광스러운 일이겠지만 저를 더욱더 가다듬고 열심히 하다 보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 "목표는 세계 1위"…18살 여고생 골퍼의 당찬 목표
"지금은 아마추어니까 부담 없이 공격적으로 치는 게 아니냐는 말씀도 주위에서 하시는데, 그게 원래 제 모습이라는 걸 프로가 되서도 보여 드리고 싶어요. 팬들께서 보시기에 답답한 마음 들지 않는, 더 공격적이고 시원시원한 플레이를 펼치겠습니다."
한국여자골프의 대형 유망주이자 KLPGA 투어의 새로운 흥행카드로 주목받고 있는 최혜진 선수, 당찬 각오만큼이나 시원시원한 플레이 보여 주길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