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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안 쓰면 처벌합니다"…특단의 조치 내린 한 기업

“팀장님 
 저 휴가 좀 써도 될까요?”
직장 상사에게 
휴가 계획을 
보고하려다
“휴가? 무슨 사정인데? 
급한 거야? 
나도 못 갔는데?”
눈치를 주는
상사의 대답이 
상상돼
이번에 또 거짓말을
해야 했다.

“팀장님, 저 몸이 아파서  
다음 주 병원 좀 가봐야 할 거 같은데,
 휴가 좀 써도 될까요?”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이게 우리나라 
대부분 직장인들의 현실이죠.” 
그들은 휴가라는 권리를 
포기하는 삶에 이미 익숙해졌다.
법에서 보장한 휴가도 
맘대로 쓰지 못한다.

한 글로벌 여행사 조사에 따르면 
세계 28개국 중 대한민국 직장인이 
가장 휴가를 적게 사용했다.
뿌리 박힌 문화를 
바꾼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한 기업에선 3년 전쯤
이 악습을 뿌리뽑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린 적이 있다.
“휴가 사용률 최하위 부서 10개에 대해 
부서 운영비 1개월 치를
50~100% 삭감하겠습니다.

무조건 휴가를 쓰세요.”

이렇게 엄포를 놓으면 
휴가 사용이 대폭 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역시 빗나갔다.

시행 첫해,
휴가 사용률은 크게 늘지 않았다.
심지어 휴가를 내놓고 
회사에 나오는 ‘휴가 부정행위’ 
사례까지 나왔다.

회사는 더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휴가 사용률이 50%미만인 부서가 있으면
부서장 성과급 일부를 기부하겠습니다.

휴가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더 엄중히 처벌하겠습니다.”
다들 그냥 하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휴가 사용률이 50%가
 되지 않는 부서가 나오자

부서장의 성과급 10%를 깎아
사회공헌 단체에 기부했다.

모두에게 충격이었다. 

이후 부서장들은 
적극적으로 부서원들의 휴가를 독려했고 그제서야 문화가 바뀌었다.
이 기업의 휴가사용률은

2013년 47%에서 
2014년 62%로 올랐으며
2015년 이후 70%를 넘어섰다.
“4년 전에는 휴가를 가는 
 이유를 꼬치꼬치 물으시더니
 
 최근에는 메신저로 말씀 드리면 
‘OK!’라고 답장이 오는 분위기로 바뀌었죠.”
임원 먼저 휴가 보내기(신세계백화점)
휴가 기간 공백 채워주는 전문 인력 보급(KT&G)
휴가 신청서에 사유 없애기. (우아한 형제)

최근 휴가 문화를 바꾸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항상 최고의 컨디션으로 일하기는 불가능하다. 몸이든 마음이든 둘 중 하나는 다치게 된다.

열정이 떨어지는 듯하면
 휴가로 다시 올려줘야 한다.”
휴가 문화를 바꾸는 데 성공한
기업 사례를 보면
한 가지는 확실하다.
휴가 맘대로 못 가는 문화.
그건 직원의 문제도
팀장의 문제도 아니다.

회사의 ‘의지’에 달려있는 문제다.

직장인 3명 중 1명은 상사 눈치가 보여 휴가 사유를 거짓말로 둘러댄 적이 있다고 합니다. 법에서 보장한 휴가조차 맘대로 쓰기 힘든 게 우리 직장문화의 현실입니다. 휴가 사용과 관련한 직장문화 실태와 이를 개선한 기업 사례를 스브스뉴스가 살펴봤습니다. 

기획 하대석 김대석 / 그래픽 김태화 / 제작지원 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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