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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4차산업혁명 현장을 가다 ② - 글로벌 드론 기업 DJI 편

이정애 기자 calee@sbs.co.kr

작성 2017.07.06 13:59 수정 2017.07.12 10:02 조회 재생수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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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4차산업혁명 현장을 가다 ② - 글로벌 드론 기업 DJI 편
● 11년 만에 글로벌 시장 점유율 70%, 명실상부한 1위 드론 기업으로 등극 
- R&D 중시, 좋은 아이디어 내면 나이 상관없이 예산·팀 배정…팀으로서 최고성과 유도

 
지난달 15일, 다른 조정기가 없어도 손바닥의 움직임을 인식해 작동하는 모션 인식 기술을 가진 무인항공기, 드론을 선보인 DJI 역시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대표적인 테크 기업이다.



DJI 본사 로비에는 2013년 처음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던 조립형 초기 모델의 드론에서부터 카메라 기술이 장착되기 시작한 드론, 사방의 장애물을 알아서 피하는 센서가 장착된 카메라 달린 로봇 드론, 또 360도 촬영이 가능한 드론에서부터 다리가 접히는 물병만 한 드론, 또 지난해 선보인 농약 뿌리는 드론까지 DJI의 드론이 기술력에서나 활용 면에서 어떻게 변해왔는지 한눈에 볼 수 있게 전시해놓았다. 4년 동안 13개가 넘는 모델이 개발, 상용화됐다.
농약을 살포하는 농업용 드론DJI 장판시 PR 매니저가 로봇 드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자사를 설명하는 목소리에서부터 자부심이 느껴지던 DJI의 왕판(올리버 왕) PR디렉터는 DJI에서 "DJ(다지앙)"는 '거대한 프런티어'라는 뜻으로, "새로운 세대의 꿈"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DJI는 2006년 당시 홍콩과기대 전자공학과 출신 대학원생이었던 현 CEO 왕타오(汪滔·프랭크 왕)와 그의 동료 2명이 전체 20명으로 시작한 자동제어 헬기 스타트업이었는데 지금은 직원 8천 명에 드론 분야 글로벌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세계 1위의 드론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DJI의 왕판 PR 디렉터가 드론 1위 회사로 거듭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왕판 디렉터는 드론 산업은 기술주도의 섹터라 강조하면서, DJI는 R&D를 굉장히 중시한다고 밝혔다. 직원 8,000명 가운데 5월 현재 2,000~2,500명이 R&D분야에 종사하고 있고, 분야별로 항공기술 관련 R&D는 선전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은 실리콘밸리 팔로 알토에서, 그리고 카메라 관련 기술 개발은 일본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게 DJI측의 설명이었다.

또 DJI직원들의 평균나이는 27살인데, R&D분야에서 1,2,3등이라고 할 만한 선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팀으로서는 최고의 성과를 도출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연구소로 갔다면 어리다는 이유로 자기 목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했을 젊은 개발자들이, DJI에서는 증명된 좋은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나이에 상관없이 충분한 예산과 좋은 팀을 제공받는다 했다. 그래서 젊은 개발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동기가 부여된다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전했다.
중국기업 4차산업혁명 DJI또 선전은 그렇지 않아도 다른 중국과는 차별화되는 좋은 품질의 "선전 퀄리티"가 지향되는데, DJI는 그 안에서도 더 높은 품질과 감각, 취향을 지향한다면서 회사 내에서 요구되는 수준 자체가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그래서 DJI의 제품은 외국에서 먼저 인정받은 뒤 중국에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고 했다. 실제 선전에만 300개가 넘는 드론 업체들이 있지만 DJI같이 글로벌 하게 성공을 한 경우는 아직 없다.

초기의 DJI는 '나는 것'에만 주목을 했었는데 사용자들이 드론에 카메라를 연결하기 시작하면서 DJI도 촬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회사가 지향 방향을 정해나간 게 아니라 시장이 DJI의 방향성을 만들어줬다는 것이다. 그 결과 현재 DJI 드론이 응용되고 있는 분야는 농업, 수색 및 구조, 스포츠, 뉴스방송, 부동산, 여행, 야생동물 모니터링, 고고학, 측량 및 맵핑, 교육 등 다양하다.

 
(▲ 드론으로 영상을 찍는 과정과 결과물 모음)

●  DJI는 농업분야, 하이앤드 프로페셔널 영상촬영분야, 기반시설 점검 분야에 큰 관심
- 운송이나 배달은 아직 시장에서의 수요과 공급이 맞지 않는다 판단


그렇다면 4차산업혁명과 관련해 DJI가 중장기적으로 더 관심을 갖는 분야는 어디일까?

왕판 디렉터는 DJI가 비즈니스 측면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농업 분야와 하이앤드 프로페셔널 영상 촬영 분야, 그리고 기반시설 점검(Infrastructure inspections) 분야라 했다. 그러면서 많은 큰 기업들이 드론 운송이나 배달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DJI는 그 분야로는 투자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왜냐하면 규제의 이슈, 밧데리 이슈, 가격효율면 등 DJI의 판단으로는 드론 운송이나 배달은 아직 수요와 공급이 만나지 않은 상태이며, DJI는 수요과 공급의 시장이 둘 다 거의 준비가 된 분야, 그리고 DJI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만 집중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리고 비즈니스 측면은 아니지만 드론이 사회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서, 구조와 수색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 DJI 구조, 수색전문 드론 대회 의미 설명 영상)

그렇다면 유독 선전에 젊은 인재들이 몰리고 ICT관련 기업들이 글로벌하게 성공까지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DJI본사 앞에서 만난 금융회사에 다니고 있는 장시 지방 출신의 27살 중광 씨는 선전은 ‘혁신의 도시’라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라고 했다. 또 스타트업을 둘러싼 환경도 굉장히 유연하지만, 공기 등 생태적 환경이 좋은 것도 삶의 질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의 입장에서는 선전을 좋아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 했다. 실제 선전은 아열대 기후라 덥고 비가 자주 와 습하기는 하지만, 흔히 우리가 중국은 공기가 나쁘다라고 생각하는 선입견을 깰 정도로 공기가 깨끗해서 깜짝 놀랄 정도다.
장시 지방 출신인 27살 청년 중광 씨의 인터뷰 모습광둥지역의 주요 씽크탱크로 꼽히는 CDI(종합개발연구원)의 리우구어홍 금융, 현대산업 분야 디렉터는 선전의 혁신의 비결은 '마켓'이지만, 홍콩도 개방적인데 왜 심천이 더 혁신적인가 하는 질문에, 선전은 젊은 인재들의 이주자들의 도시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실제 선전에는 나이 든 사람의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거리에 젊은 사람들이 넘쳐난다. 대학을 막 졸업한 젊은 인재들이 굉장한 열정을 가지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위해 찾는 곳이다 보니,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비슷한, 선전만의 혁신적인 문화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중국 화창베이의 전자제품 상가 모습또 선전에 화창베이 같은 전자부품, 전자제품 상가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한 생산, 공급라인이 1980~1990년대 이후로 조성되어 있는 것도, 창업을 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적은 비용으로 아이디어를 실험해볼 수 있는 좋은 여건이라고 리우구어홍 디렉터는 강조했다. 금융 산업이 발달해있어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많은 것도 창업자의 입장에서는 자금을 지원받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장점이다.
광둥지역 씽크탱크로 꼽히는 CDI 소속 리우구어홍 씨장유지에 CDI 씽크탱크 리서치와 정보분야 디렉터도 선전의 화창베이는 '하드웨어 분야의 헐리우드'라 일컬어진다면서 예를 들어 스마트 글라스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선전에서는 하루 만에도 공장을 찾을 수 있는 반면 실리콘밸리는 2주 정도가 걸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선전을 이해하려면 그 역사가 바탕이 된 선전의 문화를 알아야 하는데, 1980년 개방됐을 때부터 상하이는 '모험의 땅(land of adventure)'이라 불렸다면, 선전은 '새로운 땅(land of New World), 기회의 땅(land of opportunity)'으로 인식되었다고 했다. 무슨 말이냐면 다른 곳에서 실패했었거나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이 찾아가 다시 새로운 삶을 일궈갔던 곳으로 인지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혁신적 기업가 정신이 장려되고 누가 오더라도 텃새 없이 받아들여주며, 실패를 해도 다시 해봐라 견뎌주는 문화가 있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젊은 인재들이 열정과 도전정신을 갖고 찾아와 뭔가를 이루는 곳이 되었다는 것이다.
CDI 씽크탱크 리서치 & 정보분야 디렉터인 장유지에 씨그 결과 현재 선전에는 국가에서 인정하는 하이테크 기업이 5,000개나 있고 중국 내 상장 기업은 200개, 인터내셔널 상장 기업도 150개나 된다고 했다. 게다가 텐센트의 마화텅이나 DJI의 왕타오도 10년, 20년 전에는 그냥 선전 거리에서 마주쳤을 수도 있는 젊은이였다는 점에서 그들의 글로벌한 성공은 선전의 젊은이들에게 자신들도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차이나 데일리 경제부의 마시 기자는 실제 중국 내에서의 기업간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고 전했다. 특히 하드웨어 관련인 경우, 선전에서의 스타트업간 경쟁은 매우 극심하다고 했다. 그 말은 그렇기 때문에 선전에서 성공하면 세계 어디 내어놓아도 겨룰 수 있을 정도의 경쟁력이 생긴다는 자부심의 다른 표현으로도 해석될 수 있었다.
어떤 부품도 구할 수 있다는 화창베이의 전자부품 매장이제는 디지털의 혁명이 하드웨어를 포함한 모든 산업으로 퍼져가는 시대를 맞아, 중국은 자신들의 경제의 기초라 생각하는 제조업을, 선전을 중심으로 어떻게 인터넷 플러스 산업과 연계해 더 스마트하고 지능적으로 변모해낼지, 그리고 선전으로 몰리는 많은 유능하고 젊은 중국의 인재들은 중국의 실리콘밸리 내에서 어떤 혁신을 일궈나갈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선전에서는 마치 20대의 젊은이에게서 느껴질 수 있는, 도전과 열기, 그리고 뭔가 정말 해낼 것 같은 기운과 희망이 느껴졌다.

선전은 열기와 희망으로 오늘도 꿈틀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