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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귀가하던 군인 피살…16년 만에 드러난 범인 윤곽

<앵커>

지난 2001년 경기도 가평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군인 한 명이 머리를 다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동료 군인 2명이 용의자로 지목됐지만, 사고 현장에 없었다는 알리바이 때문에 이 사건은 결국 미제사건으로 남았습니다. 그런데 16년이 지난 지금 경찰이 재수사를 벌인 끝에 당시 알리바이를 뒤집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손형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16년 전 남편이 황망하게 세상을 떠난 현장을 박선주 씨가 다시 찾고 있습니다. 많이 변해버린 모습에 길을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물어물어 찾아간 사건 현장.

[박선주/유가족 : (저쪽이에요?) 저기 노란 거 보이죠?]

지난 2001년 12월 11일 밤 11시 40분쯤, 인근 부대에서 보급관으로 근무하던 박 씨의 남편, 염순덕 상사가 머리 쪽을 크게 다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박선주/유가족 : (보이는 저 아파트에 사신 거죠. 귀가하던 길이었고요?) 네 이렇게 죽 걸어오던 길이셨죠.]

당시 염 상사는 부대 회식을 마치고 또 다른 군인들과 가평군 현리 시내에서 술을 마신 뒤 관사로 귀가하던 길이었습니다.

국과수 부검결과 염 상사의 사인은 외부 충격으로 인한 사망, 누군가가 휘두른 몽둥이에 머리 쪽을 강타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군과 경찰이 수사를 벌였고 현장에선 피다 버린 담배꽁초 두 개만 발견됐습니다. 이 담배꽁초에서는 그날 밤 마지막 술자리를 함께했던 군인 두 명의 유전자가 검출됐습니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지만, 이들은 알리바이를 제시했습니다.

당시 작성된 경찰 진술조서입니다. 이들은 염 상사가 사망한 시각에 술집 근처 당구장에 있었던 걸로 돼 있습니다.

군 검찰은 이들의 알리바이를 인정했고, 경찰은 사건을 내사 종결했습니다. 그렇게 미제 사건으로 16년이 지났습니다.

경찰은 석연치 않게 마무리된 이 사건을 지난해부터 다시 파헤쳤습니다. 15년이던 살인 사건의 공소시효가 없어진 데다 관련자 대부분이 일반인이 돼 경찰 단독 조사가 가능해진 겁니다.

관련자들을 다시 조사한 경찰은 결정적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당구장에서 용의자 2명과 함께 있었던 전직 군인 A씨가 입을 열었습니다.

'2명은 당구장에 왔다가 이내 비상계단을 통해 밖으로 나갔고, 잠시 뒤 돌아왔는데 그 중 당시 중사이던 B씨가 당구장에 계속 있었던 것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겁니다.

"만취해 기억이 불분명하지만, B씨가 염 상사를 가격한 것 같다"는 2명 중 한 명의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박 씨는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박선주/유가족 : 왜 돌아가셨는지 알 수 있잖아요. 왜 죽임을 당했는지 알 수 있잖아요. 저희 가족의 한을 풀어줬으면 좋겠어요.]

경찰과 군 검찰은 현직 군인인 B 씨를 살해 혐의로 기소할 방침입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CG : 류상수, VJ : 김종갑·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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