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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이준서-이유미 카톡'으로 본 '조작 사건'의 전개 과정

[취재파일]'이준서-이유미 카톡'으로 본 '조작 사건'의 전개 과정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 핵심 관련자인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인터뷰 내용과 그가 공개한 '이준서-이유미 카카오톡'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의 전모를 탐색해 보려 합니다.

어디까지나 이 전 최고위원의 증언과 그가 공개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므로, 국민의당 진상 조사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진실'은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

지난 대선 당시 이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당 선대위 '2030 희망위원회' 위원장이었습니다.
이준서 28일 (사진=연합뉴스)
2030 청년들을 조직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안철수 후보를 통해 대선 과정에 담아내는 역할이었다고 합니다. 위원회에서 함께 일할 사람들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4월 22일부터 이유미 씨와 함께 일을 하게 됩니다.

두 사람 사이의 카카오톡은 이유미 씨가 이 전 최고위원에게 이력서를 보내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1
두 사람은 닷새 뒤인 4월 27일 새벽, 술자리를 함께 합니다. 그 자리에서 이유미 씨가 먼저 "내가 문준용 씨와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같이 다닌 사람들을 안다"고 말했다고 이 전 최고위원은 전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이 전 최고위원은 이유미 씨에게 "그러면 그 사람들의 의견을 받아줄 수 있겠냐"고 문의했다고 합니다.

그날 오후 이 전 최고위원은 이런 이야기를 알고 지내던 몇몇 기자들에게 말했고, 기자들의 요청 사항을 이유미 씨에게 전달합니다. 이유미 씨는 "주말 안에 해볼게요"라고 답을 합니다.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2
그리곤 2시간쯤 뒤 일종의 '취재 보고'를 보내옵니다. 그 '파슨스 출신'이라는 사람에게서 문준용 씨의 고용정보원 취업 과정에 대해 들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3
이후 이 전 최고위원이 기자들이 자꾸 문의가 온다며 어떻게 해야할지를 이유미 씨에게 재차 묻습니다. 그러자 5월 1일, 이유미 씨는 파슨스 출신 두 사람과 함께 카카오톡 대화를 나눴다며 장문의 대화 캡처본을 건넵니다.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4
그러면서 이 중 한 사람은 부친이 중소기업진흥공단 사장 출신이라고까지 말합니다.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5
기자들이 카카오톡 대화에 더해 전화 녹취를 요구하자 이 전 최고위원은 다시 이유미 씨에게 녹취가 가능한지를 타진합니다.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6
이틀 뒤인 5월 3일, 이유미 씨는 요청에 맞게 전화 녹취 파일을 보내옵니다.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7
그러면서 당시 문준용 씨와 함께 파슨스를 다니던 동료들이고 현재는 국내 대기업에 다니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8
이 전 최고위원은 기자들이 또 다시, 이 전화 녹취를 사용해도 되는지 제보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하자 이유미 씨에게 문의하고 이 씨는 음성변조해서 사용해도 된다는 내용의 두 번째 녹취 파일을 건넵니다.

그리곤 5월 5일,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은 기자회견을 열어, 문준용 씨 파슨스 동료의 증언이라며 "아빠가 얘기를 해서 이력서만 내면 된다고 했다"라는 이야기를 대대적으로 발표합니다.
김정윤 기자 취재파일용 사진
기자회견 뒤, 이유미 씨는 유력 일간지에도 기사가 실렸다며, "막판까지 해보자"고 고무된 모습을 보입니다.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9
제보자를 '안심 시켰다'면서 "이제 손 털고 다른 일 또 열심히 해보겠다"고도 말합니다.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10
그런데 이튿날인 5월 6일, 민주당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김인원, 김성호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과 익명의 제보자를 고발하자, 이유미 씨의 태도가 확 바뀝니다. '이 정도 했으니 그만하는 게 어떠냐', '(제보자가) 협조가 안 되면 여기서 중단하자'는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합니다.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11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12
당시, 기자 2명의 요청을 받아 제보자에게 이메일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답이 없었습니다.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은 '제보자의 제보 유지'가 중요하다고 거듭 말을 합니다. 그러나 이유미 씨는 '일이 더 이상 커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그만 하자'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힙니다.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13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14
이 전 최고위원이, '제보자가 나서지 않으면 이유미 씨가 나서줘야 한다'라고 하자, '절대 안 된다'고 답하기도 합니다.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15
'나를 캐어해달라(보호해달라)', '당에서 안전장치가 돼 달라'는 말도 이날부터 나옵니다.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16
이 전 최고위원이 계속 제보자와 문준용 씨의 관계를 알리자고 하지만, 이유미 씨는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17
이틀 뒤인 5월 8일, 이유미 씨는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보냅니다.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18
"사실대로 모든 걸 말하면 국민의당은 망하는 것이라고 하셔서 아무 말도, 아무 것도 못하겠어요", "지금이라도 밝히고 사과드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백번도 넘게 생각하는데 안 된다 하시니 미치겠네요".

보기에 따라서는 이 전 최고위원이 "'조작 사실'을 숨기라"고 말하는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에게 물었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자신도 대체 무슨 말인지를 몰라서 카카오톡과 함께 사용했던 SNS인 바이버를 통해 물어봤다고 합니다. '사실대로'라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19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20
이유미 씨가 답한 '사실'이란 두 사람이 공모한 '조작 사실'이 아니라 '개인 간에 가볍게 나눈 대화일뿐 증언이나 폭로가 아니라는 것'이었던 겁니다.

이 전 최고위원에게 '국민의당이 망하는 것'이라고 한 말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시 상황에서 제보자가 빠져버리면 5월 5일 기자회견 내용이 없는 사실이 되기 때문에 제보자가 사라지면 안 된다"라는 것이었다며, "제보자가 조작됐다는 건 당시에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며칠 뒤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이유미 씨는 고발에 대한 두려움을 토로하며 취하 가능성을 여러 차례 묻습니다. 이 때도 이 전 최고위원은 '제보자를 믿어'라며 제보자가 있다면 괜찮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이준서 이유미 카톡 대화 21
한 개인 블로거는 어제 올린 제 기사의 이미지 컷들이 바뀌었다며, 'SBS가 국민의당에 불리한 카톡 사진을 수정해줬다'고 주장하는 글을 썼습니다.

그러면서 "SBS는 처음 보도한 기사에서는 국민의당의 증거 조작 연관성 여부를 알 수 있는 카톡 사진을 통해 '진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국민의당이 주장하는 ‘단독 범행’을 뒷받침하는 카톡 사진으로 바꾸었습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어제 기사의 사진을 바꾼 경위는 이렇습니다. 

어제 새벽, 이준서 씨를 단독 인터뷰하고 저녁 8시 뉴스 보도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오후에 갑자기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저희가 확보한 '이준서-이유미' 사이의 카톡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급하게 인터넷 기사로 '단독 인터뷰' 사실을 알렸고, 8뉴스에 상세 보도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제가 직접 카톡을 보고 취재를 한 내용임을 보여주는 '이미지 컷' 용도로 촬영 동영상에서 몇 장을 급하게 스틸 이미지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기사가 인터넷에 올라간 뒤에 살펴보니 5월 5일 기자회견 이후의 이미지 컷들만 있다는 지적이 있어서 다시 기자회견 전과 후 시점의 카톡 대화를 이미지 컷으로 만들어 첨부했던 겁니다. 상세한 내용은 <8뉴스>에 보도할 것이니 꼭 보시라고 하면서.

하지만 이 블로거는 이런 실무적인 과정을 마치 SBS가 어떤 정치적인 판단을 거쳐서 국민의당에 '불리한 증거를 감추는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몰아간 셈입니다. 혹시라도 저희가 취재한 내용 가운데 일부를 일부러 숨긴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아예 취재한 전체 카톡 내용을 공개해놓았으니 그걸 직접 보시고 판단해보시기 바랍니다. ▶ [전문 공개] '국민의당 제보 조작사건' 이준서-이유미 카카오톡 대화 내용

어떤 이들은 모든 사안을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 따른 유불리의 눈으로 해석하지만, 기자는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팩트에 근거해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그 '진실'은 "국민의당의 증거 조작 연관성 여부를 알 수 있는 카톡 사진을 통해"라는 말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특정한 방향의 결론을 미리 상정하고 접근해서는 찾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진실'에 닿을 수 있는 경로 하나 하나를 발로 뛰며 추적하는 과정에서 진실의 실루엣을 만날 수 있을 뿐입니다. 이준서 전 최고위원와 '이준서-이유미 카카오톡' 내용도 그 경로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앞으로 국민의당의 진상 조사와 검찰 수사 결과 등이 보태져야 하고 저를 포함한 기자들의 가열한 취재가 더해져야 진실의 실루엣을 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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