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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 투데이] 최저임금 1만 원 시대, 기대와 우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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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노동단체는 29일(목)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합니다. 최저임금은 오를 겁니다. 관건은 얼마나 오르냐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최저임금 1만 원 시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노동단체들은 1만 원 카드를 강하게 밀어붙일 겁니다. 반면, 고용주들은 어떻게든 인상 폭을 줄이려고 노력할 겁니다. 정부는 중간에서 진땀을 뺄 겁니다. 이번 주 후반은 최저임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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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저임금은 오르면 좋은 거잖아?
A. 좋고 나쁨을 떠나 최저임금은 올라야 합니다. 노동자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물가는 매년 오릅니다. 최소한 그만큼 월급도 올라야 합니다. 노동자들은 고용주 앞에서 약자입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뭉칩니다. 노동조합을 만듭니다. 노동조합은 고용주와 매년 임금 협상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최소한의 임금수준과 인상을 보장받습니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도 많습니다. 그들은 선택은 딱 두 가지입니다. 고용주의 요구를 수용하거나 그만두는 겁니다. 산업혁명 직후 유럽사회의 도시 노동자들은 하루 종일 일해도 빵 하나 사기 어려운 보수를 받고 일을 해야 했습니다. 힘없는 당시 노동자들은 고용주가 주는 어처구니없는 수준의 임금을 그냥 수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됐습니다. 고용주가 터무니없는 임금을 주면서 노동을 착취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최저임금은 고용자와 노동자가 약속한 임금의 최저기준입니다. 정부가 이 약속에 강제성을 부여하면서 노동시장의 주요한 기준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상대적인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최저임금 인상은 당연한 가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도 당연히 최저임금은 매년 적절한 수준으로 인상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그럼 얼마나 올라야 적절한 거야?
A. 정답은 없습니다. 당시 사회적 분위기, 정치적 상황에 따라 최저임금의 인상 수준은 다릅니다. 그리고 가치관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생각도 다양합니다. 최저임금을 얼마나 올려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최저임금이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합니다. 

Q. 최저임금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진다?
A. 최저임금이 오르면 물가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 중심으로는 이런 우려가 더 큽니다. 주로 자장면이나 커피전문점 예를 많이 듭니다. 자장면집에서는 요리사와 배달원이 자장면이라는 제품을 생산하는 주요요소입니다. 커피전문점도 인력이 가장 주요요소입니다. 이들의 인건비가 오르면 생산단가가 오릅니다. 그러면 당연히 제품 가격도 올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성립됩니다. 맞는 말입니다. 만약 최저임금이 1만 원이 되면 지금보다 1.5배 높아지는 겁니다. 최저임금 인상분이 가격에 그대로 반영된다면 5천 원짜리 자장면은 8천 원까지 가격이 오를 수 있습니다. 결국, 소비자들이 최저임금 상승의 부담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집니다. 물가가 오르고 대부분 국민들은 물건이 비싸진 만큼 소비를 줄여서 내수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까지 확대됩니다. 결국, 과도한 최저임금 상승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 가격 상승은 서민들의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겁니다. 

Q. 고용주가 좀 부담하면 되잖아?
A. 맞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영세 자영업자들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커피전문점 가맹점주는 대부분 영세 자영업자입니다. 가맹점주는 월급을 받는 게 아닙니다. 커피 팔아서 인건비 빼고, 재료비 빼고, 임대료 빼고 남는 돈이 수입입니다. 그런데, 최저임금이 오르면 인건비가 오릅니다. 가격을 올려야 인건비가 오른 만큼 본인의 수입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자장면집 사장님 수입이 많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대부분 자영업자들은 배부른 부르주아가 아닙니다. 이들도 서민입니다. 2015년 기준 가맹점주는 한 달에 평균 228만 원을 벌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최저임금이 1만 원으로 오르면 풀타임 아르바이트생의 월급은 135만 원에서 209만 원으로 오릅니다. 그만큼 가맹점주의 월급은 줄게 됩니다. 아르바이트생이 가맹점주보다 월급이 더 많은 상황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저라도 가게 문 닫고 풀타임 아르바이트할 거 같습니다. 

Q. 정부가 자영업자들 도와주면?
A. 정부도 카드 수수료 경감을 비롯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간 비용 완화가 80만 원 정도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영세자영업자들은 실효성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Q. 그럼 최저임금을 급격히 많이 올리면 안 되는 거야?
A. 아닙니다. 최저임금 상승=물가상승. 이 등식을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최저임금 상승으로 실질 소득이 상승해서 그만큼 소비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소비가 늘면 경기가 활성화돼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물가는 오릅니다. 매년 3~5%정도 오릅니다. 그런데 통상 수준을 넘어선 물가 상승을 인정한다면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도 나쁘지 않다는 겁니다. 자장면이 5천 원에서 8천 원으로 오르는 걸 받아들여 봅시다. 그럼 자장면집은 매출액이 늘어납니다. 최저임금은 상승으로 소득이 실제로 늘어난 노동자들이 비싸지만 자장면을 사 먹습니다. 그리고 소득이 늘어난 만큼 자장면에 탕수육도 하나 더 시켜 먹을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최저임금이 늘어난 만큼 소비가 늘어나는 겁니다. 자영업자들도 그만큼 돈을 법니다. 기업들도 소비가 늘어난 만큼 돈을 법니다. 그럼 자영업자나 기업들은 사람을 더 뽑고, 월급을 더 줄 여력이 생깁니다. 다시 일자리가 많아지고 월급도 오를 수 있습니다. 소득 주도 성장의 모델입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이 소득 주도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름의 설득력이 있습니다.  

Q. 결론은 뭐야?
A. 누구도 결론을 내릴 수 없습니다. 정답도 없습니다. 노동자, 고용주, 정부가 논의해 가장 합리적인 합의점을 도출해 내는 것이 현실적인 정답일 겁니다.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협의가 시작됐습니다. 협의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도 필요할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이 만들어낸 결과가 미칠 영향을 예상하고 가장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겁니다.  
한줄 정리 1(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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