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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사라지는 종이통장…'디지털 소외계층' 어쩌나

<앵커>

매주 화요일 SBS 경제부 손승욱 기자와 경제 뉴스를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손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오늘(27일) 한국은행이 소비자 심리지수를 발표했는데요, 6년 5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111.1을 기록했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이 100입니다. 100을 넘으면 낙관적이고, 100이 안되면 비관적으로 소비자들이 경제를 바라본다는 건데요, 그래서 111.1이면, 소비자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거죠.

2011년 1월 111.4를 기록한 이후에 최고 기록입니다. 5개월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소비심리가 좋아진 요인으로, 새 정부 출범 이후 기대감과 최근 주가 상승을 꼽았습니다.

실제로 오늘 조사 결과를 보면, 새 정부 정책이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많이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취업 기회 전망, 임금 수준 전망이 낙관적으로 바뀌었는데, 현 정부의 공공 일자리 확대 정책,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 논의의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아직 소득이 늘어난 것은 아니어서 바로 소비 확대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는 해볼 만한 상황이라는 평가입니다.

<앵커>

요즘 인터넷이나 모바일 뱅킹이 대세인데, 여기에서 소외되고 있는 분들이 적지 않죠. 그만큼 은행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건데, 일단 종이 통장이 단계적으로 사라진다면서요?

<기자>

은행에 가서 대기표 뽑고, 창구 직원 상담받고, 종이 통장 받아 나오는 방식, 이런 기존의 금융 거래 방식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거나 비싸지고 있다는 겁니다.

가장 상징적인 것이 말씀하신 대로 종이 통장이 단계적으로 없어진다는 거죠. 한 어르신 얘기를 들어보시죠.

[김 모 씨 (71세) : 항상 은행에 갔다 오면 내가 얼마 있다, 얼마를 거래했다는 걸 보면 마음이 푸근해요. 불안하지 않고. 안심이 되죠.]

저 통장 개수가 예전 것까지 모두 121개인데, 이분은 금융 기록을 남겨놓는다는 개념으로 통장을 보관하는 겁니다.

고령층 가운데에는 "은행을 어떻게 믿냐" "전산 기록 사라지면 어떻게 되냐"면서 이렇게 통장을 보관하는 걸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들이 많죠.

하지만 오는 9월부터 종이통장 발급이 단계적으로 중단됩니다.

60세 이상, 아니면 꼭 필요하다고 하면 주기는 하는데, 예전처럼 원칙적으로 꼭 만들어주는 게 아닌 거죠. 그리고 2020년이 되면, 5천 원에서 최고 1만8천 원까지 내야 통장을 만들어줍니다.

그런데 디지털 뱅킹 때문에 통장만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은행에 오지 않는 고객이 많다면서 은행 지점도 4년 전에 비해 640곳 넘게 사라졌습니다. 특히 현금자동입출금기도 4년 사이에 6천 개 없어졌습니다.

또 특정 서비스에 대해 예전에 받지 않던 수수료도 만들고 있습니다. 계좌 유지 수수료는 일부 은행에서 이미 받고 있고, 창구를 이용할 때 돈을 받는 창구 이용 수수료도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주로 어르신들이 불편하시거나 손해를 볼 것 같아요.

<기자>

어르신들은 창구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많죠. 배웠는데, 기억도 잘 안 나고, 글씨도 작고, 이런저런 이유로 인터넷이나 모바일 뱅킹이 불편하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직접 한 번 들어보시죠.

[박성이 (62세)/주부 : (인터넷 뱅킹을) 가르쳐 주는데 배울 때 그때뿐이에요. 그다음에 하려면 '저번에 내가 어디에 무슨 번호를 넣고, 어떻게 찍고' 이거를 적어 가지고 있어도 모르죠. 잊어버리더라고요.]

실제 인터넷 뱅킹 이용률이 20대는 80% 수준이고, 30대는 90% 가까이 되는데, 60대는 14%, 70세 이상은 4% 정도밖에 안 됩니다.

게다가 최근 은행들의 디지털 정책 때문에 창구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이미 금전적인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모바일 이용자들에 비해서 창구 이용자가 얼마나 손해를 보는지, 4대 시중은행 담당자에게 물어봤습니다.

5년 기준으로 예금이자, 환전 수수료, 계좌 이체 수수료에서 최고 100만 원까지 손해를 본다는 답이 왔습니다.

모바일은 수수료도 면제해주고, 이자도 더 주는 특판 상품이 있기 때문이죠.

<앵커>

대책이 필요하겠어요.

<기자>

은행마다 대책은 있습니다.

노인 전용창구, 전용상담 전화를 운영 중입니다. 일부 ATM은 글자 크기를 크게 해놓기도 했는데요, 문제는 이런저런 서비스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특히 장애인, 저신용층 같은 또 다른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대책도 미흡합니다. 금융당국이 대대적으로 점검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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