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김정숙이 김정숙 여사께"…청와대앞 사드반대 편지낭독

"김정숙 여사님께. 저는 경북 성주에 사는 김정숙입니다. 광화문에서 성주에서 열심히 촛불을 들다 보니 여사님은 영부인이 되셨고 저는 영화배우가 됐네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지역인 경북 성주 주민들이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부인 김정숙 여사에게 사드 배치 철회를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

사드배치저지전국행동과 성주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는 26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여사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낭독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성주에 사는 주부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 여사와 이름이 같은 김정숙씨는 편지에서 "30년을 뜨거운 하우스 앞에서 참외 농사를 지으며 이제야 두 자식을 키우고 내 삶을 살겠구나 싶을 때 사드라는 괴물이 찾아왔다"며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는 것 같은 생각에 그때부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촛불을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근 개봉한 사드 반대 투쟁 다큐멘터리 영화 '파란나비효과'를 언급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여사가 이 영화를 꼭 보고 국민을 위한 정치·외교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성주 주민 이수미씨도 "작은 고을 성주의 나비 날갯짓 '파란나비효과'를 꼭 보고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폭풍이 되도록 도와달라"고 편지에 적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참외를 담은 과일바구니에 편지와 '파란나비효과' 초대권을 넣어 청와대 민원실에 전달했다.

대학생단체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도 이날 오전 청와대 인근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문 대통령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사드배치 철회와 북미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