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혁명 기념한 태국 활동가, 당국에 체포…군부 전횡 가속

절대왕정을 종식하고 입헌군주제의 기틀을 마련한 1932년 태국 민주화 무혈혁명을 기념하려던 현지 시민 활동가가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25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태국 방콕 경찰청은 현지 시민 활동가 에카차이 홍캉완을 '태도교정' 명목으로 방콕 시내 군기지로 연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에카차이는 방콕 두싯 궁전 박물관 앞 광장에 민주화 혁명을 기념하는 동판을 재설치하려다가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싯 궁전 박물관 광장에는 최근까지 "1932년 6월 24일 새벽, 인민당은 이 자리에서 국가의 번영을 위한 헌법을 탄생시켰다"는 문구가 적힌 기념판이 설치돼 있었지만, 지난 4월 국왕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동판으로 바뀌었습니다.

누가 민주화 혁명 기념판을 철거했는지에 대한 현지 경찰의 조사는 두 달째 답보 상태인 가운데, 태국 정부는 이달 초 민주화 무혈혁명을 기념하는 대중집회를 금지했습니다.

태국에서는 2014년 쿠데타로 군부 주도의 과도 정부가 출범한 이래 입헌군주제를 부정하는 목소리가 커져 왔습니다.

이달 초에는 페이스북에 태국 왕족의 사진과 동영상을 올린 30대 남성에게 군사법원이 왕실모독 혐의를 적용해 징역 35년의 중형을 선고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