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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는 조연이 없다…15년 무명 발레리나, 주연이 되다

<앵커>

주인공이 있으면 단역이 있고, 스타가 있으면 무명도 있죠, 15년 동안 무대에 섰지만 단 한 번도 주역을 맡지 못하고 은퇴한 무명 발레리나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SBS 뉴스의 소셜 동영상 미디어, '비디오머그'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초등학교 5학년 때 TV에서 우연히 호두까기인형을 보고 그런 멋진 발레단에서 멋진 공연을 하고 싶은 게 제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주역이 아닌) 군무 역할을 많이 했고요. 더 이상의 발전이 없는 제 자신을 항상 원망했었죠.]

'인생에 조연은 없다' -  한 무명 발레리나의 이야기

[저는 국립발레단에서 15년 동안 단원으로 생활해 온 발레리나 이향조 입니다. 그냥 열심히 하는 게 답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뭔가 좀 타고난 것도 있어야 하고, 뭔가 개성도 있어야 하고.]

[출연진 모두가 나와서 인사를 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저 같은 군무 무용수들의 위치는…여기쯤? 무대 중앙에 나와서 멋지게 인사하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상상을 하죠. 저 기분은 과연 어떨까?]

[가족들을 많이 초대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조금 더 좋은 배역일 때 초대하고 싶다는 생각이….]

그녀는 결국 석 달 전 국립발레단에서 은퇴했다.

[솔직히 얘기해야 하나요? 캐스팅이 나오지 않아서 은퇴를 결정했습니다.]

[부모님께 발레를 그만두겠다고 어린 아이처럼 막 떼를 부렸어요. 그러자 어머니가 "너 하고 싶은대로 해라, 괜찮다"]

[사람들이 저를 필요로 해 주시고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고 그런 곳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제가 너무….]

15년간 한 번도 주인공이 되지 못하면서 겪은 감정을 솔직하게 토로한 발레리나 이향조 씨. 그녀의 이야기를 국내 최고 발레리노 출신 안무가 김용걸 씨가 공연으로 만들었고 그녀는 처음으로 주역을 맡았다.

지난 17, 18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제7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스텝 바이 스텝> 공연은 매진됐고 그녀는 무대 중앙에서 박수를 받았다.

[중간에 한번 울컥했는데 잘 참고 넘어간 것 같았고요,  그래도 끝까지 해냈다는 거에 조금 기특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부끄럽지만….]

그녀는 이제 발레 강사로 발레 인생 2막을 시작한다.

오리지널 버전(5분)은 SBS 뉴스 홈페이지 비디오머그 섹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취재·구성 : 정경윤·황승호, 영상취재 : 정상보·김태훈, 영상 편집 : 김경연·정용희)

▶ 인생에 조연은 없다…한 무명 발레리나의 이야기 (오리지널 버전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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