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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처럼 지내던 남자…'좀비런 게임' 창시자가 되다

분명 살아있는데 꼭 죽은 것처럼 무기력할 때가 있어요.‘좀비’처럼요.
요즘 20대들이 좀 그래요.

88만원도 모자라 77만원 세대라 불리는 세대죠.
치열한 경쟁 속에 내 삶이란 없고 그냥 휩쓸려가는 게 
좀비와 다를 바 없죠.
그렇게 좀비 같이 창백한 얼굴의 청년들이 얼굴에 피를 묻히자 갑자기 눈이 번뜩이며 살아나더니…
달리기 시작했어요. 좀비가 뛰자 시민도 필사적으로 뛰었죠. 짜릿한 생존본능을 만끽하며 말이죠.
지난 6월 인천 문학경기장에한‘좀비런’ 게임 장면이에요. 그냥 모여서 좀비 분장하고 뛰어 놀자고 제안했는데 놀랍게도 4천명이나 모였어요.
룰은 간단해요. 참가자는 러너와 좀비 중  원하는 캐릭터로 참가하는데, 좀비가 러너의 허리에 묶인 생명줄을 빼앗는 거죠.
죽은 사람인 좀비가 돼보는 놀이인데 신기한 건 말이죠, 참가자들은 정말 오랜만에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하죠.  참 역설적이죠?
안녕하세요. 저는 ‘좀비런 게임’의 
창시자인 원준호입니다. 저는 소싯적부터 좀비영화는 죄다 꿰차고 보는 좀비 덕후였죠.

한때 제 인생은 좀비보다 더 우울했어요.  대학생 때 방황하며
종일 PC방에 틀어박혀 게임만 했어요. 처박혀 죽은 듯이 사는 제 꼴이 꼭 좀비 같았어요.
그러다 한번 친한  형이랑 등산을 했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야외활동에 치유효과가 있다는 걸 그때 깨달았어요.
그래서 밖에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운동을 하게 하는 
사업을 하고 싶었어요.
뭔가 2% 부족하다 싶었는데
콘셉트가 떠올랐어요.
바로 제가 좋아하는 좀비였죠.
그렇게 ‘좀비런’이란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본격적으로 이벤트를 열었어요.

반응은 폭발적이었죠.
참가자들은 넘어져 뒹굴면서도
깔깔 웃으며 좋아했어요.
정말 엄청난 에너지였어요.

이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무언가를 한다면 
세상에 못할 게 뭐가 있을까 싶죠.

PC와 스마트 폰 게임에 빠져있는 친구들을
현실 공간으로 데리고 나오고 싶어요.

게임 속 세상이 아니라
현실 세상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총 12번 좀비런 행사를 열어
5만명이 참가하면서
직원이 8명인 기업으로 성장했어요.
이제 목표는 ‘글로벌’이에요.

이를 위해 최근 
서울창업허브란 곳에 새 둥지를 텄죠.
스타트업마다 가장 알맞은 
기관, 투자사, 프로그램을
연결해주는 ‘허브’ 역할을 하는 곳이죠.

내일(21일) 정식으로 개관식을 열고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입주할 텐데
마음 맞는 파트너들을 
만날 수 있을까 설레네요.
이 곳에선 특히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도와줘요.
곧 중국 투자사와 미팅을 시켜준다고 해
요즘 그거 준비하느라 정신 없죠.
후배들에게 창업은 금수저 아니라도 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이런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면 돼요.
투자를 받아 초기자본을 마련하고 법률, 특허 무료 컨설팅에 마케팅, 세게 시장 진출까지 도움 받을 수 있거든요.
저희는 올해 초 
중국 상하이에 지사를 세웠어요.

조만간 한국의 ‘좀비런’ 게임이 
상하이 한복판에서 벌어졌다는 
소식을 전하고 싶습니다. 응원해주세요.

대학시절, 좀비처럼 지내다 5만명의 '좀비군단'을 이끌게 된 청년이 있습니다. 커무브 대표 원준호 씨는 좀비처럼 분장하고 뛰어다니는 '좀비런 게임'의 창시자입니다. 지금까지 12번 좀비런 행사를 열며 점점 사업을 확장한 그는 내일(21일) 개관할 서울창업허브에 입주할 예정입니다. 이제 글로벌 진출까지 노리는 스타트업의 대표가 된 원준호 씨가 후배들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합니다.

기획 하대석/ 그래픽 김민정/ 제작지원 서울창업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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