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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 엔진 훔쳐 달아난 브로커…난민 126명 바다서 사망

<앵커>

지금 보이는 지도는 아프리카 난민들이 유럽에 밀입국하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루트입니다. 해상 이동 거리가 짧아 선호하는 경로인데 사고도 잦습니다. 지난주에는 난민 130명을 태우고 출발한 고무보트가 이 지중해 한가운데서 침몰해 대부분이 숨졌습니다. 심지어 밀입국 브로커가 저지른 고의 침몰이었습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바람 빠진 고무보트에 탄 난민들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립니다. 허리까지 물이 들어차 침몰 직전인 상황, 때마침 나타난 구조대 덕에 극적으로 목숨을 구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날 이곳에서는 또 한 척의 난민 보트가 침몰했습니다.

대부분 수단 출신으로 약 130명을 태운 보트는 유럽으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밀입국 브로커가 엔진을 떼어내 달아나는 바람에 얼마 못 가 가라앉았습니다.

지나가던 리비아 어선의 도움으로 간신히 4명만 목숨을 구했고 나머지 126명은 모두 숨지고 말았습니다.

리비아는 사하라 이남에서 온 난민들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는 주요 길목입니다.

하지만 작은 보트에 지나치게 많은 인원이 타거나, 사고 등의 이유로 배가 침몰하면서 리비아 해안에는 거의 매일 시신이 떠밀려 옵니다.

[호삼 알 타부니/적신월사 구조대 : 어제도 시신 3구를 수습했고, 오늘도 4구를 수습했습니다. 난민 수색 작업이 계속 진행 중입니다.]

올 들어 지중해를 건너다 숨진 난민은 모두 1천530명, 지난해보다 9% 늘었습니다.

인접국들의 관심과 협력이 없다면 비극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EU 외교·안보 고위대표 : 오늘날의 난민 문제는 예전 그 어느 때보다 더 우려스러운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 난민의 날인 오늘(20일)도, 수백 명의 난민들이 높은 파도에 몸을 맡긴 채 목숨을 건 항해에 나서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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