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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주 "블랙리스트는 상식에 안 맞아…이병기라면 달랐을 것"

류란 기자 peacemaker@sbs.co.kr

작성 2017.06.20 13:50 수정 2017.06.20 14:11 조회 재생수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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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 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관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구치소를 찾아온 지인에게 "김기춘 실장이 아닌 이병기 실장이 있었으면 달랐을 것"이라며 억울함과 안타까움을 토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 심리로 열린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의 속행공판에서 정 전 차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정 전 차관이 구속된 이후 서울구치소에서 지인 A씨와 접견하면서 나눈 대화 내용 녹취록을 통해서입니다.

녹취록에 따르면 정 전 차관은 지인에게 "이병기 실장을 처음부터 모시고 했으면 이렇게 세팅이 됐겠나"라며 "이건 상식이 아니라고 누군가가 했겠지"라고 말했습니다.

상식에 안 맞는 일이라는 취지입니다.

이어 "접점에 있는 사람들이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한테 내려올 때까지 아무도 그 얘기를 안 한 것"이라며 "누군가 접점에 있는 사람이 뭔가 바른 얘기를 해야지"라고 부연했습니다.

특검이 이 말의 의미를 묻자, 정 전 차관은 "어떤 분들을 특정해서 얘기한 것이 아니고, 의사 결정권이 있거나 지시받은 사람들이 그 지시에 다른 대안을 제시하거나 고민하고 검토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말한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특검이 "김 실장이 아니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 같다는 뜻으로 한 말인가"라고 묻자 정 전 차관은 "그렇다"고 했습니다.

정 전 차관은 또 구치소에서 지인에게 '블랙리스트는 상식이 아니다'라고 말한 부분에 관해 "솔직히 나도 많은 업무에 묻혀 일하다 보니 심각성을 놓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도 정 전 차관은 지인과 접견할 당시 "내가 만든 게 하나도 없다"면서 "그 자리에 앉아만 있었는데 그냥 돌아가"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국회에서 '블랙리스트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위증한 혐의에 대해선 "형사책임은 내가 지더라도 말을 한 것은 '차관'이라는 기관"이라며 "다른 얘기가 가능하지도 않고, 관직이라는 것이 그렇더라"고 털어놨습니다.

정 전 차관은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실 국민소통비서관, 문체부 1차관 등으로 근무하면서 블랙리스트 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며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