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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보수당-민주연합당, 정부구성 협상 재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런던 고층아파트 화재로 중단됐던 민주연합당(DUP)과의 정부 구성 협상을 15일 재개한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영국 스카이뉴스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우리는 DUP와의 협상을 계속할 것이다"라며 "하지만 오늘은 당신들의 예상대로 런던에서 벌어진 끔찍한 비극이 (협상의) 실제적 초점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메이 총리와 알린 포스터 DUP 대표는 앞서 소수정부 출범을 위한 '신임과 공급'(confidence and supply) 협상을 벌였으나 런던 고층아파트 '그렌펠 타워'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로 희생자가 속출하자 협상을 중단한 바 있다.

또 메이 총리는 DUP와의 연대가 북아일랜드 평화절차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DUP를 포함한 북아일랜드 주요 5개 정당 대표들과 만난다.

메이 총리와 영국 정부의 제임스 브로큰셔 북아일랜드 담당장관은 오는 15일 런던 다우닝가 총리관저에서 신페인당, 얼스터연합당(UUP), 사회민주노동당(SDLP), 동맹당 대표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현재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DUP와의 제휴를 통해 과반의석 확보가 시급한 메이 총리가 북아일랜드의 다른 정당까지 챙기는 데에는 이번 제휴가 수십 년간의 유혈 사태를 종결시킨 북아일랜드 평화협상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영국 내에서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북아일랜드는 영국 잔류를 원하는 개신교 중심의 연방주의자와 아일랜드공화국 통일을 원하는 가톨릭 중심의 민족주의자 간의 뿌리 깊은 갈등 탓에 1998년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이 타결되기 전까지 40년간 유혈 사태가 이어졌다.

협정은 자치정부 지위를 얻은 북아일랜드 정권이 연방주의자와 민족주의자의 공동정권으로 꾸려져야 한다고 규정하며 영국이 공정한 중재자로서 중립을 지킬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 정부가 이중 연방주의 정당인 DUP와 손을 잡을 경우 협정의 중립의무를 저버리는 동시에 북아일랜드 평화절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이에 북아일랜드 평화협상 타결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존 메이저 전 영국 총리는 이날 BBC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DUP와의 소수정부 구성이 북아일랜드 평화절차에서 영국 정부가 특정 정파의 편을 드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DUP와 대척점에 있는 민족주의 정당 신페인당도 DUP와의 연대 소식이 알려지자 "이런 전망은 북아일랜드 내 두려움과 불안을 야기한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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