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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할머니, 멋있는 할아버지…소년의 뜻깊은 촬영

남상우 인턴, 하현종 기자

작성 2017.06.13 11:51 수정 2017.06.15 11:30 조회 재생수4,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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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진 찍어드립니다.마지막 사진 찍어드립니다.“스펙 쌓으려고 벌써부터 너무 노력하는 거 아니야?”
한 고등학생이 봉사 활동을 위해 카메라를 들자 손가락질하는 몇몇 친구들.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무료로 영정 사진을 찍어드리는 게 잘못된 건가요?”
이 하소연의 주인공은 오상고등학교 2학년 김남규 학생이다.
김남규 학생이 영정 사진을 무료로 찍기 시작한 데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친할머니에게 찾아온 갑작스런 뇌출혈.
가족들은 영정 사진 한 장 찍지 못한 채 할머니를 하늘나라로 떠나 보냈다.
할머니를 그렇게 보내고 나니 돈 때문에 영정 사진을 찍지 못하는 어르신들의 뉴스가 눈에 계속 밟히기 시작했다.그때 든 생각.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멋진 영정 사진을 찍어드리면 어떨까?”
하지만 영정 사진 촬영은 혼자서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고민 끝에 SNS에 도움을 요청했다.
“함께하고 싶어요.”
“적은 돈이지만 송금할게요.”
다음날 일어나 보니 깜짝 놀랐다.
90여명의 학생이 지원했고 많은 어른도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
“이 일로 제게 이익이 되는 건 뭔가요?”
간혹 봉사시간이나 표창을 바라는 학생도 있었지만 모두 뽑지 않았다.
그렇게 26명의 고등학생들로 팀을 꾸렸다.
이름은 ‘청소년 장기(長期) 프로젝트’
“제가 하는 일이 봉사에 대한 인식을 바꾸면 좋겠어요.
대가를 바라지 않는 진실되고 따뜻한 봉사가 진정한 봉사임을 알아주면 좋겠어요.”
- 김남규 학생
“죄송합니다.”
영정 사진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인지 많은 요양원이 촬영을 거부했지만
“저희 요양원에 와주실 수 있나요?”
오랜 노력 끝에 인천 수 요양원으로부터 드디어 전화를 한 통 받았다.
5월 20일, 80대 어르신들과 10대 청소년들이 마침내 한자리에 모였다.“아무 힘도 없는 노인네 찍어줘서 정말 고마워. <br /><br />사진 소중히 간직할게.”
85분의 어르신들은 학생들에게 이 일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용기를 선물했다.
“한평생 당신의 청춘을 자식들, 그리고 국가에 헌신하신 분들.
그분들의 마지막 가시는 길이 쓸쓸하지 않게 활짝 웃는 모습으로 보내드리고 싶어요.”
- 김다은 학생
“꽃길만 걷게 해드릴게요.”
26명의 학생들이 아름다운 할머니, 멋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예쁜 액자 속에 담은 날.
그들의 아름다운 선행이 세대를 초월한 많은 이들을 미소 짓게 만들고 있다. 갑작스럽게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영정사진 한 장 찍지 못한 채 할머니를 보내야 했던 김남규 학생. 그는 25명의 고등학생들과 무료로 영정사진을 촬영해주는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마침내 5월20일, 인천 수 요양원에서 첫 촬영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기획 하현종 / 구성 남상우 인턴 / 그래픽 김태화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