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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권고에도 버티던 현대·기아차…결국 국내 최초 '강제 리콜'

김도균 기자 getset@sbs.co.kr

작성 2017.06.12 16:40 조회 재생수76,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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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리포트+] 권고에도 버티던 현대·기아차…결국 국내 최초 강제 리콜
현대·기아차가 오늘(12일)부터 각종 결함이 발견된 차량에 대한 대규모 리콜을 진행합니다. 지난달 청문회를 거쳐 강제 리콜 처분을 통보받은 현대·기아차는 지난 5일 차량 제작 결함 5건의 시정계획서를 제출했습니다. 오늘부터 현대·기아차가 실시하는 5건의 리콜은 12차종, 총 23만 8천여 대에 달합니다.

시동 꺼짐 가능성이 발견된 차종인 제네시스와 에쿠스 6만 8천여 대, 타이어 이탈 가능성이 있는 차종인 모하비 1만 9천여 대는 당장 오늘부터 리콜됩니다. 결함이 발견된 나머지 차량도 이달 16일과 30일에 순차적으로 리콜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정부로부터 결함 차량에 대한 '강제 리콜 명령'을 받게 된 것은 자동차 업계에서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렇게 강제 리콜이 시행될 때까지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오늘 '리포트+'에서는 현대·기아차 리콜을 둘러싼 기나긴 논쟁을 정리했습니다.

■ 내부 고발과 국토부의 리콜 권고

국토부는 지난해 9월 김 모 전 현대차 부장으로부터 현대·기아차 제작 결함 의심 사례 32건을 제보받았습니다. 2015년 2월부터 9월까지 품질전략팀에서 근무한 김 전 부장은 자신이 관리한 자료를 토대로 현대·기아차의 품질 문제와 차량 결함 은폐 의혹 등을 국토교통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에 제기했습니다.
내부 고발과 국토부의 리콜 권고국토부는 이 자료를 기반으로 품질조사를 진행해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현대·기아차에 리콜을 권고했습니다.

■ 시동 꺼짐 위험부터 타이어 이탈 가능성까지

지적된 결함은 총 5건으로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캐니스터 결함 ▲모하비의 허브 너트 풀림 ▲아반떼 일부 차종의 브레이크 파이프 손상 ▲쏘렌토·카니발·싼타페 등 R-엔진 연료 호스 손상 ▲LF쏘나타와 쏘나타하이브리드, 제네시스 등의 주차 브레이크 경고등 불량이었습니다.
지적된 5가지의 결함캐니스터 결함의 경우, 농도가 짙은 연료증발가스가 엔진으로 유입돼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허브너트는 자동차 차축과 타이어를 연결해 주는 부품으로 허브너트에 이상이 생기면 타이어가 이탈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엔진 호스 손상은 연료 누유를 유발해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국토부의 리콜 권고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 측은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지난달 리콜 여부 적정성을 가리는 청문회까지 열렸습니다.

■ 정부 권고에 반발한 최초의 '자동차 리콜 청문회'

지난달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청문회는 정부의 권고에 반발한 사상 최초의 '자동차 리콜 청문회'였습니다. 현대·기아차 측은 청문회에서 리콜 권고된 5건 모두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이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입니다.
최초의 자동차 리콜 청문회■ '최초 강제 리콜' 오명까지 얻은 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는 이전에도 차량 결함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안전 운전에 지장이 없다면서 결함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내부 고발이 나온 상황에서도 시간을 끌어오다 결국 '강제 리콜'을 당하면서 신뢰도에는 더욱 큰 타격을 입게 된 모양새가 됐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소비자 안전도 등한시 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시정명령을 내린 국토부가 결함 은폐 가능성에 대해 검찰 수사까지 의뢰한 것으로 전해진 상황, 자신들의 결함 인정에는 항상 소극적인 기업들의 행태가 이번 사태로 바뀔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