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에서 떠미는 느낌"…생존기반 위협받는 자영업자들

이강 기자 leekang@sbs.co.kr

작성 2017.06.09 20:21 수정 2017.06.09 22:0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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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실제로 가게를 내고 5년이 지난 시점에서 건물주가 만약 점포를 비워달라고 하면 세입자로서는 떠날 수밖에 없는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법적 보호가 취약하다 보니 한자리에서 5년 넘게 영업을 지속하는 경우는 절반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이 강 기자가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1년 시설비와 권리금 등 3억 원을 투자해 미용실을 시작한 홍 모 씨. 얼마 전 건물주로부터 다음 달 8일까지 가게를 비우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홍 모 씨/임차 상인 : (건물주가) 재계약 의사가 없다(고 통보했죠.) 참담하죠. 힘들게 만들어 놓은 것 하루아침에 다 날아갈 수 있는 상황이 되니까…]

홍 씨는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면서 그동안 보증금을 두 배로 올려줬고, 수백만 원인 월세를 한차례도 밀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바뀐 건물주가 미용실 자리에서 자신이 다른 가게를 하겠다며 재계약을 거부했습니다.

건물주인이 2억 원의 권리금도 인정하지 않겠다고 해, 홍 씨는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처지입니다.

[홍 모 씨/임차 상인 :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거든요. 하루에 2~3시간 자나…진짜 절벽에서 저를 미는 거죠, 죽으라고…]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같은 점포에서 영업을 5년 이상 지속한 경우는 절반에 불과합니다. 법에 따라 보장받는 5년이 넘으면 임차계약 유지를 위한 보호막이 사라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홍 모 씨/임차 상인 : 임차 상인들은 5년짜리 비정규직이라고…(스스로 이야기 합니다.) 5년 지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그렇게 투자해서 장사하는 것 자체가 우리 나라에서는 굉장히 위험한 일인 것 같아요.]

스스로 개척한 상권을 원하는 기간 만큼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의 생존기반은 갈수록 위협받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황지영, VJ : 유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