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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려면 칼로리만 계산?…'당 부하'도 따져야

<앵커>

매주 수요일 이 시간은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조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오늘(7일) 첫 시간인데요, 어떤 소식 가져오셨습니까?

<기자>

같은 양의 기름에 튀긴 감자와 물에 찐 감자 그리고 찐 고구마 중에서 살이 가장 많이 찌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튀긴 감자가 답이라는 것은 쉽습니다.

그런데 찐 감자와 찐 고구마 중에서는 어떤 게 더 살찔까요? 직접 물어보니 두 남성 모두 찐 고구마보다 찐 감자를 먹었을 때 살이 더 찐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고구마는 감자보다 칼로리가 두 배 정도 더 높고 당분도 두 배 이상 많다는 걸 알려 준 후 같은 질문을 던져봤더니 고구마를 가리킵니다.

일반적으로 당분이 많아서 칼로리가 높은 음식이 더 살찌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 가지 더 따져봐야 할 게 있습니다.

<앵커>

어떤 걸 따져 봐야 합니까?

<기자>

바로 '당 부하'라는 개념인데요, 음식을 먹었을 때 실제 혈액 속에 혈당을 얼마나 높아지느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당근 500g에는 당분이 50g 들어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당근 500g을 먹으나 설탕 50g을 먹으나 똑같이 혈당이 올라야겠죠.

그런데 실제로 해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설탕 50g을 먹었을 때는 혈당이 100에서 120까지 올라갔다면 당근을 먹을 때는 혈당이 100에서 105 정도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천천히 내려옵니다.

섬유질, 단백질, 지방 등 여러 영양 성분이 골고루 섞여 있는 음식은 혈당을 급속도로 올리지 않기 때문인데 그래서 당뇨병 환자들은 당 부하가 높은 음식을 피해야 한다는 것 잘 알고 계실 텐데요, 그런데.

혈당 조절뿐만 아니라 어린이 청소년의 비만에도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됐습니다.

<앵커>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제가 관련 논문을 들고 나왔는데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이 1천 명이 넘는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해봤더니 당 부하가 높은 음식을 먹는 어린이·청소년은 내장비만, 고지혈증과 비만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는 살을 빼기 위해 칼로리만 계산해서 음식을 선택했는데 당 부하까지 생각을 해야합니다.

<앵커>

어떤 음식이 당 부하가 높고 낮습니까?

<기자>

오렌지와 오렌지 주스를 비교하면 쉬운데요, 칼로리와 당분을 갖게 맞춘 오렌지와 오렌지 주스를 마셔보면 오렌지는 혈당을 천천히 올리지만 오렌지 주스는 급하게 올립니다. 당이 급하게 오르면 인슐린 분비가 더 많아져서 혈당이 떨어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그러면 배고픔을 금방 느끼게 되고, 더 많은 음식을 먹게 되죠. 이는 사과, 사과 주스 배, 배 주스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당 부하가 높은 음식을 먹는 습관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를 피로하게 만들고 몸 안에 지방을 쌓게 해 내장 비만을 만들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 소아과 의학회가 돌 이전의 아기에게는 과일 주스를 권장하지 않기로 지침을 변경한 것도 이런 연구결과들이 큰 영향을 준 것입니다.

다만, 과일 주스는 쌀밥, 떡, 초콜릿 이런 것보다는 당 부하가 낮습니다. 그래서 다이어트에 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더 좋은 건 '과일 자체를 먹는 것이다' 이렇게 알아 두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수박과 늙은 호박은 단맛이 강한 과일 채소인데 당 부하가 낮은 좋은 음식이고 다만, 동양 문화권의 주식인 쌀은 당 부하가 높은 편이었습니다.

당 부하가 20 이상보다 크면 당 부하가 높다고 말하는데 현미밥은 당 부하가 18, 흰 밥은 37 정도이고, 찹쌀은 44로 쌀 중에서는 가장 높았습니다.

또 호밀빵은 현미보다 칼로리는 높지만 당부하는 현미의 1/3밖에 안 되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생각하시는 분들께는 좋은 선택일 수 있다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같은 음식이라도 천천히 먹으면 당 부하를 낮출 수 있겠죠. 천천히 식사하는 습관 중요하다는 게 다시 입증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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