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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듯이 일해"…구의역 사고 1년, 여전히 살인적 격무

<앵커>

서울 구의역 9-4번 승강장 앞에 놓인 국화와 추모시입니다. 꼭 1년 전에 혼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전동차에 치여 숨진 10대 용역 직원을 추모하기 위한 거죠, 당시에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는데, 사정은 나아졌을까요?

이호건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해 5월 28일, 박봉에 시달리며 끼니도 거르고 혼자 근무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19살 김 모군. 이 사고를 계기로 서울시는 스크린도어 정비업무를 용역에서 정규직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열차 운행이 끝난 새벽 1시 반. 오세균 씨는 오늘도 지하철 스크린도어 정비를 위해 선로로 내려갑니다. 지하철 운행 전 새벽 4시 반까지 6개 역의 정비업무를 마쳐야 합니다.

[오세균/'스크린도어 정비' 무기계약직 : 시간 여유가 없다고 해야되나, 아직도 쫓기는 느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잘 못 자더라고요.]

1년 전 그 사고 이후, 외주업체에서 서울메트로로 소속은 바뀌었지만, 정규직이 아닌 '무기계약직'입니다.

오 씨를 더 힘 빠지게 하는 건 정규직과의 차별입니다.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는 오 씨는 3조 2교대기 때문에 격일로 밤샘 야근을 하지만 전동차와 선로 등을 정비하는 정규직은 4조 2교대 근무로, 야근 횟수가 적습니다.

월급도 비슷한 연차 정규직보다 50여만 원 적은데, 그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집니다.

[윤영태/서울지하철노조 지회장 : '중규직'이라고 표현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완전한 정규직을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봅니다.]

오늘(27일) 구의역에선 1년 전 사고의 희생자 김군을 애도하는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김군이 숨진 승강장 앞에는 국화꽃과 함께 추모시와 편지가 붙었습니다.

하지만 김군 같은 정비 계약직에 대한 근본적인 처우 개선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김명구·이찬수, 영상편집: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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