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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네덜란드 빙상 연맹 "한국 대표팀 경기복 교체 이해 안 돼"

[취재파일] 네덜란드 빙상 연맹 "한국 대표팀 경기복 교체 이해 안 돼"
평창동계올림픽이 9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한빙상경기연맹이 대표팀 경기복 교체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기존 경기복 후원사인 휠라 코리아와 빙상연맹 간의 갈등은 법정 공방으로까지 이어진 상황입니다. 휠라는 빙상연맹이 경기복 제조업체와 후원사를 선정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법원에 '후원사 공모 절차 진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빙상연맹은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정인 만큼 경기복 업체 선정 과정은 공정했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기존 경기복 후원사인 휠라와 새 경기복 제조업체인 '헌터'사의 감정싸움도 격해지고 있습니다. 휠라가 기존 경기복인 '스포츠컨펙스' 와 새 경기복인 헌터사 제품의 공기 저항 테스트, 그리고 국내 스포츠 공학 전문가의 분석을 근거로 " '빙속 여제' 이상화 선수가 헌터사 유니폼을 입을 경우 주 종목인 500m에서 기록을 1초나 손해 볼 수도 있다"는 주장을 내놓자, 헌터사는 "휠라가 '왜곡된 정보'로 우리 제품을 비하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좌) 기존 경기복(스포츠컨펙스) (우) 새 경기복(헌터) (경기복 공기 저항 비교 테스트 (지난 5월 12일. 네덜란드))

            # 경기복 '공기 저항' 비교 테스트 (지난 5월 12일. 네덜란드)
 
스포츠컨펙스와 헌터는 모두 네덜란드 업체입니다. 네덜란드가 세계적인 빙상 강국인 만큼 빙상 경기복도 네덜란드 업체들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지명도면에서는 스포츠컨펙스가 월등하게 앞섭니다. 지난 2월 강릉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 때의 경우 스포츠컨펙스는 19개 출전국 가운데 14개 나라 대표팀이 사용한 반면, 헌터사의 경기복을 입은 나라는 러시아뿐이었습니다.
2017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 (지난 2월, 강릉)
 
네덜란드 빙상 연맹 공식 서한 (5월 25일) (휠라코리아 제공)

▶ 네덜란드 빙상연맹 공식 서한 원본 보러가기

이런 가운데 오늘(25일) 네덜란드 빙상 연맹(KNSB. 네덜란드 왕립 스케이팅 연맹)이 한국 대표팀의 경기복 교체에 대한 의견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빙상연맹은 자국 대표팀 경기복 후원사인 휠라를 통해 전한 공식 서한에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경기복 교체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We do not understand why KSU will not make use of the experiences and expertise of Sportconfex" (우리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왜 스포츠컨펙스의 경험과 기술력을 활용하려 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네덜란드 연맹은 "경기복은 선수에게 완벽하게 맞아야 경기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완벽하게 맞지 않을 경우 공기역학 효율이 낮아 공기저항을 10% 이상 더 많이 받는 손해를 볼 수 있다"며 네덜란드 대표팀 선수들이 스포츠컨펙스 경기복을 입는 이유는 개인별로 '완벽한 맞춤'(fit)이 가능할 정도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빙속 황제'로 불리는 장거리 스타 스벤 크라머를 비롯한 네덜란드 대표 선수들은 평소 소속팀에서는 자유롭게 경기복을 입지만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월드컵 등 국제 대회에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할 때는 반드시 스포츠컨펙스 경기복을 착용합니다.
서대원 취재파일 3
서대원 취재파일 4
"KNSB will always prefer Sports Technical argument(fastest speed suit). Commercial reasons are of less importances in the matter." ("우리는 언제나 기술적인 부분, 어떤 경기복이 가장 빠른 속도를 내게 해줄 수 있는지를 중요시한다. 상업적인 이유는 다음 문제다.") 네덜란드 연맹이 서한에서 강조한 자신들의 원칙입니다. 대한빙상연맹도 네덜란드 연맹과 같은 원칙에 의거해 이번 경기복 교체건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선수들이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주는 것이 연맹의 역할이자 의무이니까요. 평창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단의 목표는 금메달 8개-총 메달 수 20개입니다. 이 가운데 스켈레톤 윤성빈, 봅슬레이 원윤종-서영우, 스노보드 이상호 등을 빼면 대부분의 메달을 빙상의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선수들이 책임져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천분의 1초 차이로 메달의 색깔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이번 '경기복 교체 논란'을 가벼이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올림픽은 이제 260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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