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사복 차림에 수갑…올림머리처럼 머리 묶은 듯

삼성 등 대기업에서 총 592억원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구속 후 53일 만에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36분께 서울구치소를 출발해 30여분 뒤인 오전 9시 10분께 재판이 열리는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에 도착했습니다.

다소 수척해진 박 전 대통령은 무표정한 모습으로 호송차에서 내렸고, 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지만 포승줄로 묶이진 않았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수의 대신 사복 차림으로 등장했는데,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은 도주의 우려가 없는 피고인은 사복을 착용할 수 있습니다.

대신 왼쪽 가슴에 수용자 신분임을 알리는 구치소 표식이 붙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3월31일 구치소에 수감될 당시처럼 내려뜨린 머리는 아니었으며, 올림머리를 유지하기 위해 머리를 뒤로 묶은 것으로 보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417호 대법정에서 재판을 받습니다.

417호 대법정은 앞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12·12사태와 비자금 사건으로 재판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박 전 대통령은 통상의 피고인들과는 분리된 채 소형 호송 차량을 타고 법원에 도착했으며,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차량 안에도 교도관만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법원까지 이동하는 와중에 청와대나 경찰의 별도 경호 지원은 없었으며, 경찰이 이동로 안전 확보 차원에서 사이드카를 배치해 최소한의 교통 관리를 지원했습니다.

(편집 : 한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