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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4대강 반대 교수 "나랑 가까우면 불이익 받더라"

* 대담 :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 방송일시 : 2017년 5월 23일(화)
■ 대담 :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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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보 상시개방, 녹조 몸살 속 적절한 해법
-낙동강 조류독소 국민 건강 위협하는 상황
-4대강 찬성 학자들 당시 소신도 있었지만, 정부 거스르기 어려워
-4대강 반대 교수들 블랙리스트 올라 어려움 겪어
-세 번의 4대강 감사, 이명박-박근혜 정부 '셀프' 감사였을 뿐
-4대강 보, 수질 어류 상황 볼 때 없애는 게 낫다
-가뭄에 4대강 물 쓸 수 없는 상황, 가뭄 해결 어불성설
  
▷ 박진호/사회자: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달 1일부터 16개의 4대강 보 가운데 6개 보를 상시 개방하라는 조치를 내렸고요. 또 4대강 사업의 전면 재조사, 감사를 지시했습니다. 사실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는 이번이 네 번째인데요. 전례도 없지만 또 지난 세 차례 감사 결과 모두 제각각이어서 이번 조사 결과가 특히 주목되고 있습니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정치보복으로 비칠 우려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이런 상황을 예견이라도 했던 걸까요? 인제대 토목공학과 박재현 교수팀의 4대강 복원과 물 관리, 또 새 정부의 과제에 대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박재현 교수님이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박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
 
예. 안녕하십니까.
 
▷ 박진호/사회자:
 
내달 1일부터 낙동강 4개 보와 금강 1개 보, 영산강 1개 보가 개방한다고 합니다. 지금 하절기가 오기 전에 녹조 발생이 심한 보에 우선적 조치를 한다는 건데. 교수님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
 
지금 4대강 사업 이후에 4대강이 전반적으로 녹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거든요. 그 원인이 보를 막고 깊이 준설을 해서 유속이 늦어진 것 때문인데. 지금 현재 녹조를 저감시키기 위해서 청와대에서 수문 개방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적절한 해법이지 않나.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전 정부에서도 사실 녹조 문제가 심각했고요. 언론에서도 많이 보도가 됐었는데. 당시에는 또 4대강 보 개방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었다고 하는데 한 차례도 개방을 안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것은 왜 그런 건가요?
 
▶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
 
상시 개방을 안 한 것이라고 봅니다.
 
▷ 박진호/사회자:
 
못한 게 아니고요.
 
▶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
 
예. 수자원공사에서도 펄스방류라든지, 일시개방이라든지. 이런 용어를 써가면서 일시적으로 여는 것은 했는데 실질적인 효과를 보지 못했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4대강 사업이 끝나고 난 뒤에 계속해서 조사를 해왔는데. 일시적인 개방은 크게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을 해왔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박 교수님 어제 인터뷰 하신 것을 보니까 대구·경남 식수원인 낙동강 수문 개방이 국민의 생명, 안전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심각하게 보시는 겁니까?
 
▶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
 
지금 낙동강 녹조 문제는 수돗물 원수로 사용하고 있는 물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녹조가 발생하게 되면 우리가 샘플링을 해서 해보면, 정부의 발표와는 다르게 WHO 기준에서 얘기하는 리터당 1마이크로그램의 거의 300에서 400배 정도의 독소를 가지고 있고요. 그 외에도 어류 체내에서도 그램당 1에서 5마이크로그램 정도의 독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류 체내에 벌써 독소가 축적이 되고 있다는 얘기죠. 그런 것들을 볼 때 실질적으로 수돗물뿐만 아니라 우리가 먹는 것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고. 조류 독소는 간독성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신체에도 심각한 영향을 주거든요. 그래서 건강에 매우 좋지 않다. 그래서 일반 국민들에게 건강을 매우 위협하는 요소라고 제가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상태와 관련해서 더 질문을 드려야 될 것 같은데. 일단 녹조가 워낙 저희가 뉴스 화면을 봐도 심하기 때문에 저럴 수 있나 싶은데. 계속 논란은 이 4대강의 보 설치와 녹조가 무슨 관련이 있느냐. 이런 논란이었던 것 같아요. 특히 홍준표 전 경남지사 같은 경우에 녹조는 4대강 보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니라는 취지로 대선 기간 중에 발언을 하셨는데. 정책을 추진한 입장에서는 꾸준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
 
그래서 대선 때도 문재인 대통령과 홍 후보 간의 논쟁이 있었기 때문에 여러 언론들에서 과연 어떤 내용들 때문에 그런 것인가 했는데. 녹조라는 것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고요. 여러 가지 조건이 같이 만들어져야 녹조가 생기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조류들이 먹을 수 있는 먹이와 적정한 온도와 적정한 햇빛량과 적정한 유속이 만들어져야만 녹조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4대강 사업 이후에 보면 전체적인 평균 수온이라든지, 영양분의 농도라고 할 수 있는 질소와 인의 농도라든지. 이런 것들은 전반적으로 낮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늘어난 것은 유속에 의한 지체시간 증가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4대강 사업에 의해서 녹조가 과도하게 발생했다는 것이 저는 맞는다고 생각하고요. 홍 후보처럼 주변의 오염원들이 많이 유입돼서 녹조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환경부의 수질 자료를 보면 실질적으로 오염원의 농도는 줄어든 것으로 나와 있거든요. 그래서 그것은 적절하지 않은 논리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박재현 교수께서는 그동안 오랫동안이죠. 4대강 사업의 정책 결정과 집행에 대해서 비정상적이라고 꾸준히 문제 제기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게 4대강 문제를 워낙 전 정권이나 전전 정권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에 학자로서 이런 주장을 하시는 것이 쉽지 않고 여러 가지 불이익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어떠셨습니까?
 
▶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
 
불이익도 많았습니다. 요즘 문화계 블랙리스트 얘기도 많이 있는데. 실제로 학계에서 여러 가지 정부에서 주는 연구비라든지, 주변에 저랑 가까이 있으면 그 사람들도 연구비 수주에 어려움이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부분도 많았고요.
 
▷ 박진호/사회자:
 
연구비에서 차별이 있었습니까?
 
▶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
 
예.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조사나 학교에 대한 압력이나. 이런 것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돌아보면 4대강 사업을 시작할 때 학계 교수님들이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찬성 의견이 많이 나왔었어요. 그것은 왜 그랬던 건가요?
 
▶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
 
찬성 의견도 많이 나왔는데. 이 자리에서 제가 굳이 말씀드리기는 그런 부분들이 있기는 한데요. 어쨌든 저는 일부는 본인의 소신으로 하는 부분들도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상당 부분은 정부에 거슬리는 얘기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한 부분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새 정부가 지금 대통령이나 총리 산하의 4대강 제조사 전담기구를 만든다고 하는데 혹시 박 교수님께 연락이 왔습니까?
 
▶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
 
아직 연락 온 것은 없고요.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이번이 4번째 감사인데. 사실 지난 세 번의 감사를 돌아보면 결과가 제각각이었고. 특히 두 번째 감사는 총체적 부실로 결론이 나왔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어요. 왜 그랬을까요?
 
▶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
 
맞습니다. 일단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게 감사 여러 번 했는데 왜 또 이걸 들고 나왔느냐. 이런 얘기를 하는데. 본인이 있을 때의 감사는, 셀프 감사는 의미가 없다고 보고요. 이것은 자기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생각을 하고요. 그 이후에도 박근혜 당선자 시절이죠. 그 때 감사원에서 분명히 이것은 운하 사업을 위한 것이었다고 발표를 했거든요. 잘못됐다, 목적도 잘못됐고 문제가 있었다고 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고 난 이후에 거기에 대한 적절한 대처,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분입니다.

그것은 제가 볼 때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여러 가지 정치적 관계들 때문에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심지어는 총리실에서 조사위원회를 만들어서 했는데도 오히려 그것을 심각하게 다루지 못하고 문제가 제기가 됐는데 보고서를 표현을 좀 더 완화시키는 방향을 갔다든지. 결과가 나오는 과정에서도 당사자인 국토부나 환경부가 제대로 된 협조를 안 해서 제대로 된 조사가 못 이뤄지게 했다든지. 보고서 이후에도 적절한 대책을,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든지. 이런 부분들은 제대로 되지 않은 감사, 또는 조사였지 않느냐를 반증해주는 부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2차나 3차 감사 결과가 있기 때문에. 지금 결론은 명확하기 때문에 수문을 열면서 환경 복원 작업은 진행하되 감사를 다시 할 필요는 없는 게 아니냐. 이런 지적도 나오는데요. 감사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
 
예. 저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어떻게 보면 가장 세게 조사를 했던 부분이 실질적인 내용의 부분에 있어서는 국무총리실의 4대강 조사위원회에서 했던 내용인데요. 그 당시에도 중앙정부에서의 조사위원회에 대한 압력도 있었고. 그 다음에 그러한 보고서들을 완화시키려고 하는 시도들도 많았었고. 또 제일 중요한 것은 조사를 위한 자료 제출이나 이런 것들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거든요. 거의 대부분이 대외비로 처리해서 되어졌기 때문에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형식적으로는 했지만.
 
▷ 박진호/사회자:
 
이제 논란은 보 철거 방안에 쏠리고 있습니다. 먼저 보를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이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는데. 보 철거가 오히려 나쁜 결과가 될 수 있다. 이런 반론도 적지 않습니다. 박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
 
저는 그렇게 생각을 안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낙동강의 제일 심각한 문제, 또는 금강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너무나 많은 녹조 발생이거든요. 이 녹조 발생은 이 지역에 살고 있는. 낙동강만 하더라도 1,300만 정도의 국민이 낙동강을 수돗물로 먹고 있는데. 이러한 금강에 위해를 주고 있는 물을 두고 있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고. 물론 보를 한꺼번에 철거하면 지금까지 있었던 여러 가지 환경에 변화를 주어서 좋지 않을까 하는 우려들을 하시는데. 지금 제가 볼 때는 현재 어류 상황이라든지, 수질 상황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볼 때에 오히려 없애는 것이 낫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잘 된 정책 사업을 다시 들춰서 시빗거리를 만들지 말고 확보한 물을 잘 관리해서 가뭄을 극복하는 데에 힘써야 한다. 이런 반응을 내놨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
 
실제로 가뭄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찬성하는 쪽에서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가뭄이 들었다 하더라도 지금 현재 이 물을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이 얘기는 무엇이냐면. 지금 박근혜 정부 때에 국토부나 농림부 중에서 이 물을 사용할 수 없으니까 이 물을 가뭄 지역에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하면서 수조 이상의, 거의 10조 가까운 예산을 들여서 그런 시설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거든요.

그 얘기는 4대강 사업할 때 저희가 제기했던 문제였습니다. 본류에 물을 가둬서 물을 막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가뭄이 와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실제로 본류에 있는 대부분의 지역은 가뭄과는 관계가 없는 지역이라고 주장을 했고. 그 내용은 4대강 사업 전에 정부의 보고서,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이라는 보고서에도 적혀있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가뭄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을 잘 관리해서 가뭄에 쓰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이른 아침에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
 
예. 감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4대강 진상규명 작업에 힘써 오셨던 인제대 박재현 교수와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4대강 반대하는 학자들에게 연구비 차별이 있었다는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데요. 박진호의 시사전망대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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