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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밀라노 중앙역서 칼부림 청년, 테러 연계 가능성 조사"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의 중앙역에서 아프리카계 청년이 칼을 휘둘러 군인과 경찰관 등 3명이 다친 가운데 이탈리아 사법당국이 용의자의 국제 테러 단체와의 연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19일 뉴스통신 ANSA 등 이탈리아 언론은 "수사 기관이 용의자가 테러 조직과 연관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페이스북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용의자가 자신의 이름으로 직접 페이스북에 지하드(이슬람 성전)를 찬양하는 게시물을 올렸는지 확인하는 데 3∼4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마일 토마소 호스니(20)라는 이름의 용의자의 페이스북에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옹호하는 영상물 등이 올라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와 튀니지 이중 국적 보유자인 그는 18일 오후 8시께(현지시간) 밀라노 중앙역에서 보안 요원들로부터 신분증 제시를 요구받자 갑자기 칼을 꺼내 현장의 보안 요원들을 찔렀다.

그는 이후 자살을 기도하다 주변의 보안 요원들에 의해 제압돼 살인 미수 혐의로 체포됐다.

1996년 밀라노에서 이탈리아 어머니와 모로코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용의자는 작년 12월 마약 거래에 연루돼 현지 경찰에 체포된 전력이 있다고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이탈리아 언론은 전했다.

이탈리아 경찰은 당초 "현재로서는 테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ANSA에 따르면 호스니는 경찰에서 "미안하다. 화가 났었다"고 말하며 자신의 범행을 도와준 사람은 없다고 진술했다.

한편, 용의자가 휘두른 칼에 부상을 입은 사람들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 중 목과 어깨 등을 찔린 군인 1명과 철도경찰 1명 등 2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나머지 군인 1명은 전치 1주일의 진단을 받은 뒤 퇴원했다.

다친 사람들 모두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주변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아프리카계 이주민이 주도한 테러 공격을 받아 유럽에 테러 긴장감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당국은 일단 이번 사건을 테러와 바로 연결짓지는 않고 있으나, 반(反)난민 정서가 강한 이탈리아 정당들은 이번 사건을 20일 밀라노에서 예정된 난민옹호 행진을 취소하는 명분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극우정당 북부동맹 소속의 로베르토 마로니 롬바르디아 주지사는 "목숨을 위협받은 보안 요원들을 존중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내일 난민 옹호 행진을 열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20일 행사 계획을 주도한 쥐세페 살라 밀라노 시장은 이에 대해 "중앙역에서 보안 요원들을 공격한 범인은 이탈리아인을 어머니로, 북아프리카인을 아버지로 두고 있는 이탈리아인임에도 불구하고, 몇몇 사람들은 이번 범죄 행위를 난민을 비난하는 편리한 구실로 이용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내일 평화 행진에 참여함으로써 난민과 이주라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성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주요 도시를 잇는 고속열차와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 서유럽으로 향하는 국제열차가 정차해 이탈리아 기차역 가운데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역으로 꼽히는 밀라노 중앙역 주변은 서유럽으로 넘어가려는 아프리카 난민들이 진을 치며 작년부터 극심한 몸살을 앓아왔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치안 당국은 이달 초부터 역사 주변에 상주하는 난민 수 십 명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헬리콥터와 수색견 등을 동원해 강제 집행하고 있어 역 주변을 둘러싼 긴장감도 최근 부쩍 고조된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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