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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왕궁터에서 사람 뼈…'인신 공양' 흔적 확인

<앵커>

신라의 왕궁터였던 경주 월성 유적에서 사람의 뼈가 발굴됐습니다. 대형 토목공사를 할 때 사람을 제물로 바쳤다는 '인신 공양'의 흔적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겁니다.

보도에 곽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800년 넘게 신라의 왕궁이 있던 경주 월성의 유적 발굴 현장입니다. 5세기경 축조된 이곳 성벽의 기초 층에서 인골, 즉 사람 뼈가 나왔습니다.

나란히 누운 두 인골은 한 구는 남성, 다른 한 구는 성별이 불확실한데, 주변에 매장 흔적이 없어 성벽을 지을 때 바쳐진 제물로 추정됩니다.

[이인숙/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 (반항 흔적이 없이) 반듯이 누워 있고 몸 전체를 펴고 있는 모습에서 산 사람을 죽여서 넣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제방이나 건물 등을 지을 때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며 사람을 기둥으로 세우거나 주춧돌 아래 묻어 제물로 삼는 건, 기원전 고대 중국의 풍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에선 고려사 문헌으로만 전해지던 이 인주 설화가 인골 발굴을 통해 실제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성벽을 둘러싼 해자, 즉 인공연못의 터에서는 흙으로 만든 작은 인형, 토우도 대거 발굴됐습니다. 터번을 두르고 페르시아풍 옷을 입은 건, 이란계 '소그드인' 토우로 추정됩니다.

[박윤정/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연구실장 : 이번에 발견된 토우는 6세기 유물인데요, 서역인의 형상을 한 토우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자료입니다.]

현장에서는 이밖에 당시 연도와 관직 등이 적혀 역사적 가치가 높은 나무판인 '목간'도 여러 점 나왔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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