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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해서 택시 타고 홧김에 치킨 먹고…SNS 신조어 확산

<앵커>

스트레스로 홧김에 술을 마시고, 지하철을 타려다가 택시를 잡고, 한 번쯤은 이런 식으로 돈 써본 적 있으실 겁니다. 이렇게 '기분과 실수 때문에 쓴 추가비용'을 가리키는 신조어들이 SNS에 떠돌고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기자>

집에서 회사까지 지하철로 50분, 차로 20분.

오늘도 그 30분 더 빨리 일어나기에 실패한 저는 택시를 잡고, 아침부터 계획에 없던 돈 1만 2천 원을 씁니다.

내 부주의로 치르는 대가, 요샛말로 '멍청비용'이라고 합니다.

SNS에선 올해 들어 멍청비용이 4천 번 넘게 언급됐습니다.

직장인들은 멍청비용으로 연간 16만 7천 원을 쓴다고 응답했습니다.

[김태엽/직장인 : 제가 좀 취하면 그냥 (술값을) 내요. 남자들끼리 그런 거 있잖아요. 그래서 내놓고, 다음날 후회하고. (친구들한테) 달란 말은 못 하고. 내가 냈으니까….]

야근하는 날, 일부터 해야 조금이라도 일찍 집에 갈 텐데, 자기도 모르게 쇼핑몰을 클릭합니다.

[정자은/직장인 : (야근을 하면) 돈이 모일 것 같은데, 오히려 예상치 못한 비용이 나가는 것 같아요. 야근을 해도 해도 끝이 안 났을 때, 명품지갑 같은 거 또 (카드) 할부로 사봤어요.]

업무 스트레스에, 홧김에 쓰는 돈, 홧김비용입니다. SNS에선 좀 더 민망한 표현으로 언급됩니다.

기껏 낸 기획안이 허술하다고 선배에게 한 소리를 들은 저녁, 후배들과 회사 앞 호프집에 와서 홧김비용 4만 8천 원을 지출했습니다. 더 쓰게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찾은 치맥처럼, 술, 립스틱, 옷 같은 단어들과 함께 언급되는 이 비용, 연간 23만 5천 원입니다.

[최재원/빅데이터 분석업체 이사 : 장기불황으로 인해서, 미래를 준비하는 생각보다는, 현재에 만족하는 소비를 많이 하게 되는 모습이 보여지고 있는 거죠.]

그런데 소비 후엔 부정적인 기분이 더 몰려옵니다.

[정작 뭘 사가서는 잘 안 먹어요. (맞아요. 맞아요.)]

[사면서 그 순간 기분인 거죠. ('나를 위한 사치!' 이러면서….)]

기성세대도 홧김에 돈을 썼습니다.

요즘엔 같은 행동을 하면서 비용이란 이름을 붙이는 게 다릅니다. 의미를 부여하면 덜 후회할 것 같아서일까요? 홧김, 멍청, 쓸쓸비용.

비용을 지불하고도 과연 행복한지, 우리의 끝없는 스트레스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합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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