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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전여옥 "심상정, 훌륭한 후보가 훌륭한 결과 냈다"

* 대담 : 전여옥 작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 방송일시 : 2017년 5월 10일 (수)
■ 대담 : 전여옥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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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진보와 보수 장점 잘 아우를 것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보수 위기 넘어 존립 자체 위협받을 것
-홍준표 24% 득표, 홍 후보 자유한국당 좋아 찍은 거 아냐
-문재인 종북좌파? 분명히 아니고 안보관 문제없어
-새 정부 인선에 새누리 출신 진영 의원 추천
-박근혜 사면? 섣불리 파면해줄 일 아냐
-심상정, 굉장히 훌륭한 후보를 얻었다
-바른정당 한바탕 불이 질러진 화전민의 땅
 
▷ 박진호/사회자:
 
19대 대통령 선거 개표는 오늘(10일) 아침까지 진행이 됐는데요. 지금 중앙 선관위 집계를 보면 문재인 당선인의 최종 득표율이 41.1%, 1342만 3천 800표를 받았습니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에 이은 보궐선거였고요. 또 단일화가 없었던 선거였습니다. 역대에는 없었던 보수 진영의 분열 속에 치러진 대선이기도 했습니다. 앞서 시사 전망대에서 문재인 당선인 후보 진영에 있었던 두 분을 모시고 얘기를 들어봤다면 이번에는 그야말로 외부에 계신 분과 얘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이 분은 어떻게 대선을 지켜봤을까요? 전여옥 작가가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어서오세요.
 
▶ 전여옥 작가:
 
네,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오랜만에 또 뵙는데 이번에는 그야말로 외부자셨군요.
 
▶ 전여옥 작가:
 
좋은 자리더군요. (웃음)
 
▷ 박진호/사회자:
 
어제 문재인 당선인의 당선 순간, 보실 때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 전여옥 작가:
 
문재인 당선인이 되리라는 건 대부분 예상을 했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우리 한국 사회의 대격변이 시작 됐구나, 세상이 완전히 뒤집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왜 그렇습니까?
 
▶ 전여옥 작가: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 정부를 잇는다고 볼 수 있겠죠? 그리고 노무현 정부의 정책 기조라든가 이런 게 거의 유사하다고 볼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노무현 정부에서 미완의 것, 또 아쉬웠던 것, 어떤 점에서는 자신들이 해봤지만 상당히 미숙하게 했던 것을 이제 재활용 내지는 업그레이드 해가면서 해낼 것이거든요.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가 그동안 보수 정당의 하나의 근간, 보수주의의 뼈대 속에서 진보 정권이 비집고 들어왔고. 또 거기에서 보수와 진보의 정권 교대가 있었다면 이제 당분간은 진보 정권 시대로 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전 작가님 말씀은 기대도 되지만 긴장도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 노무현 정부 이후에 10년이 지났잖아요. 고약한 질문을 좀 드려야할 것 같은데, 저번에 시사 전망대에 나오셨을 때 제가 여쭤봐서 대답을 하셨는데. 본인이 보수주의라고 생각한다고 하셨어요. 그러면 어제 대선을 보면서 패배감을 느끼셨습니까?
 
▶ 전여옥 작가:
 
그렇진 않았습니다. 왜 그러냐면 보수주의가 이 정도로 이지러지고 이 정도로 망가질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한국 사회에서. 그리고 이번에 홍준표 후보가 생각보다는 득표를 많이 했지만 그것은 홍준표 후보의 개인적인 파이터 기질에다가 아직 길을 잃은 보수들이 나침반을 갖고 있지 못한데서 오는 절망감, 허망감, 또 비도 4시부터 왔고. 이런 것들 때문에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보수들의 표가 많이 나왔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적게 나왔다고도 볼 수 있거든요.

기존 우리나라의 보수주의 뿌리로 볼 때. 그리고 자유한국당이 여전히 모든 국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는 점, 이런 것들을 볼 때 이번 대선을 통해서 중도 보수가 혹독하게 자기 시련을 겪을 발판이 있어야지 보수의 앞날이 있지 않는가, 저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어정쩡해서는 어떤 점에서는 보수가 새롭게 자기 자리, 또는 자신의 면모를 일신하는 데는 매우 부족하지 않나. 그래서 당분간은 진보 정권이 이어질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어제 사실 방송사들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나서 바른정당의 이혜훈 의원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이번에 결과가 아무래도 보수 개혁의 씨앗을 국민들이 주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 하셨는데 동의하십니까?
 
▶ 전여옥 작가:
 
그건 이혜훈 의원 입장에서 얘기할 수 있는 거고요. 저는 그것이 아니라 보수가 위기를 넘어서서 존립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 다가온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제 시작이라고요?
 
▶ 전여옥 작가:
 
네, 왜그러냐면 지역 정서라는 것도 사라졌고. 물론 TK하고 경남 일부에서는 홍준표 후보가 상당히 득표를 했지만요. 또 유승민 후보의 득표라는 거는 유승민 후보가 매우 영민하고 똑똑하게 TV 토론을 잘 하기는 했습니다. 그렇지만 지지율이 오르지 않았어요.

어떻게 해서 (지지율이) 올랐냐, 거기에 탈당파가 자유한국당으로 다시 컴백을 하는 걸 보고 국민들이 화도 나고. 왜냐면 탄핵에서 비롯된 대선인데 그것을 또 자기 부정을 하고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이 납득을 못하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면서 유승민 후보와 바른정당에 대해 상당한 동정표가 갔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그 기반은 매우 허술합니다. 그리고 받은 득표로 볼 때는 아마도 바른정당에서 이대로 가기는 굉장히 힘든 득표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냉정하게 봐야죠.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홍준표 후보가 24% 득표율을 기록을 했어요. 일단 2위 싸움에서는 안철수 후보한테 이긴 건데,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 전여옥 작가:
 
이것은 아무래도 우리 나라에서 보수 지지자들이 여전히 수적으로 건재하고 있다는 것, 그 다음에 문재인 후보에 대한 어떤 비토. 문재인 견제, 문재인 거부 층의 하나의 결집이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죠. 홍준표 후보나 자유한국당이 좋아서 찍은 것이 아니라요.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 전여옥 작가:
 
제가 너무 냉정하게 얘기 하나요? (웃음)
 
▷ 박진호/사회자:
 
아닙니다. 사실 그런 말씀을 기대했습니다. (웃음) 지난 번에 SBS 국민 면접에 참여를 하셨어요. 그리고 당시 5명 후보를 만나 보시기도 했고. 문재인 당선인을 직접 만나 보셨습니다. 그 전에도 인연이 있으셨어요?
 
▶ 전여옥 작가:
 
그 전에는 몇 차례 공식 석상에서 인사를 나눈 적은 있지만 그렇게 녹화를 뜨는 4,5시간을 박 앵커하고 저처럼 이렇게 가까운 자리에서 본 적은 없었죠.
 
▷ 박진호/사회자:
 
어떻게 보셨어요?
▶ 전여옥 작가:
 
제가 보기에는 일단 인품이 상당히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고, 개인적으로는 그 때는 제가 아무에게도 말을 안 했지만. 이 분이 대통령이 되겠다는 느낌은 받았어요. 그런데 제가 어디 돗자리 깔고 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얘기는 안 했지만, 그만큼 하나의 기운이 모아져있는. 그런 감이 있거든요. 정치인들한테는.

그리고 많은 분들이 문재인 비토의 원인이 되고 있는, 문재인은 종북 좌파다, 그런데 종북은 분명히 아니고. 북한에 먼저 가겠다고 한 것은 정말 핵문제 해결에 대해서 절박함을 드러낸 건데 문재인 후보가 말을 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논리적이거나 혹은 매끄럽게, 설득력 있게 하지 못한다는 느낌은 제가 받았어요.
 
▷ 박진호/사회자:
 
언변은 그렇게 좀 뛰어나지 않다.
 
▶ 전여옥 작가:
 
그렇죠. 그리고 3D 프린터를 ‘삼디’라고 얘기한 것이 한때 논란이 됐는데, 그게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닙니다. ‘코리아 패싱’을 모른다는 것도 큰 문제는 아닙니다만 지적인 민감성이 굉장히 둔하다 이렇게는 우리가 냉정하게 볼 수 있는 거죠.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절대로 북한에 대해서 종북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분은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고요. 저도 궁금했으니까 아주 이 쪽 저 쪽으로, 다면적으로 질문을 했고요.

그 다음에 보수적이라는 느낌도 받았었는데 흔히 좌파들은 시장에 대해서는 시장을 조절하려고 하고, 시장을 견제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대기업에 대한 혹은 재벌에 대한 생각이라든가 이런 게 매우 온화하고 어떻게 보면 대기업의 역할에 대해서 동조적이었어요. 그래서 함께했던 패널 중에 정말 좌파 성향을 가진 분은 ‘뭐야, 보수잖아!’ 이러면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는데. 이 두 가지 점은 이 방송에서 한 번 얘기했던 기억이 있고 지금도 변함은 없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앞서 저희가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는데 저는 이 말이 확 와 닿았어요. “취직이 잘 되는 세상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는 건데.. 먼저 여쭤보고 싶은 것이 전 작가님 ‘흙수저’ 아드님은 잘 지내고 계십니까?
 
▶ 전여옥 작가:
 
네, 지금 시험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요. 이제 블루칼라로서 살아가기 위해서 두 모자가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웃음)
 
▷ 박진호/사회자:
 
저는 정말 취직이 잘 되는 세상을 좀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보면 대선 주자 모두가 강한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잘 될 수 있을지는 사실 의문입니다.
 
▶ 전여옥 작가:
 
그동안의 보수 정권이 실패한 것은 취직이 잘 되는 나라, 결혼을 할 수 있는 나라,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나라 이걸 구현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그런 나라들은 희망이 있으면 아이도 낳고, 결혼도 하는 거거든요. 그걸 감당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에 보수 정권이야말로 그런 점에 있어서는 굉장한 자기 부정을 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것이 보수의 힘이었는데. 그런 점에서 이제 세상이라는 게 더 이상 진영의 논리로 나눠서 볼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복잡하게 됐습니다.

이번엔 진보 정권이지만 당선자가 정말로 보수의 장점, 또는 진보의 장점을 잘 아우르게 된다면 결혼할 수 있는 나라, 일자리가 여기 저기 널려있는 나라,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 박진호/사회자:
 
사실 이제 진보 정권에서 대통령이 10년 만에 나왔기 때문에 재계나 기업들 입장에서 속으로 긴장을 할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도 그렇고. 이런 우려도 경제 단체들이 내놓을 수도 있고요. 나름대로는 불확실성이 커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 취직이 잘 되는 세상 만드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세요?
 
▶ 전여옥 작가:
 
그 얘기에 앞서서 저는 지난 보수 정권이 너무나 부끄러운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재벌 총수들을 불러다가 정유라의 말을 사는 문제를 비롯해서 또 재벌들 역시 자신들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 정유라의 존재, 최순실의 존재를 가장 먼저 알아서 거기다 딱 변형을 해서. 말하자면 의도적인 뇌물을 던졌다는 점, 거기에서 재벌과 권력의 짬짬이가 이뤄지지 않았습니까? 이제 더 이상은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권은 물론이고 재벌들에게도, 대기업에게도 굉장히 홀가분한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영역에서 서로 상관하지 말고, 재벌과 대기업은 열심히 일자리와 우리 국민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혼자 배를 불리지 말고, 정말 국가 경제에 나눌 수 있는. 그냥 기업이 아니라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되겠고요. 정부는 기업에 대해서 많은 규제를 풀고, 기업이 하는 일을 방해하지 말고. 국경 없는 시대에 거기에 맞는 경제 정책을 갖추면 된다고 봅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문재인 당선인이 오늘 중에 빠르면 낮 시간이면 내각 구성에 대해서 뭔가 발표를 할 것 같은 그런 예상이 드는데. 언론의 예측이지만 하마평에 오르는 분들은 대부분 측근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 됩니다. 괜찮을까요?
 
▶ 전여옥 작가:
 
제가 보기에는 수석이라든가 비서실장은 측근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수석 체제보다는 장관 위주의 체제로 간다고 했으니까 그걸 기대를 하고요. 그 다음에 가장 중요한 것이 상징적인 국무총리 아니겠습니까. 국무총리의 경우에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해소했다는 느낌을 받는, 지역 안배를 고려한 인사였으면 하고 저는 생각 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역 안배도 고려하고요?
 
▶ 전여옥 작가:
 
당연히 고려해야죠. 왜냐하면 지난 보수 정권에서는 지역 안배가 안됐습니다. 그것은 보수주의자로서 부끄러운 일이에요. 보수주의자들은 그런 지역이나 이런 것보다는 늘 실력을 따지는 특성을 갖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보수는 진짜 보수가 없어요. 사회에서 이 불평등이나 소득의 차이가 심화되면 범죄율도 늘어나고요. 여러 가지 정신질환도 늘어나고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치가 왜 이렇게 다 돈 거 아니야, 미친 거 아니야’ 국민들이 이렇게 느낀 것은 정치에 있어서 지역 안배를 비롯해서 불균형, 불평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역 안배라든가, 연령의 안배 또는 성적인 안배 이런 것이 고루고루 됐으면 좋겠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구체적으로 총리는 이 분이 됐으면 좋겠다, 이런?
 
▶ 전여옥 작가:
 
뭐 하마평이 나오는 분들을 보니까 다 좋은 분들인데. 제가 굳이 얘기를 하면, 저는 나온 분들하고 전화 통화 한 지도 5,6년도 더 된 사람인데. 저는 진 영 의원이 만약에 된다면 좋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제가 경험을 했던 진 영 의원은, 제가 여러 명의 의원들하고 같이 일을 했어요. 제가 대변인일 때. 그때 진 영 의원이 그 당시 대표 비서실장을 했습니다. 일단 인격이 선비 같은 분이고요. 그 다음에 물러설 줄 아는 분이고, 나서서 뭘 휘두르는 분이 아니라 토닥토닥하면서 뒤에서 서포트 해줄 수 있는 분. 자신을 그림자로 여길 수 있는 분입니다. 비서실장은 그런 분이면 되죠.

그런 점에선 매우 적격이고. 진영 의원이 물론 새누리당, 한나라당 출신이긴 하고. 박근혜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당을 바꾸는 것도 옛날처럼 볼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제 모든 것이 변하는 시대고, 그래서 우리 청취자 분들도 생각을 바꾸셨으면 좋겠고.. 저 역시 진영 의원이 민주당에 입당했을 때는 솔직히 충격을 받긴 했습니다. 그러나 ‘아,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라고 그때 생각을 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전 작가님의 의견을 들어봤고요. 사실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통합의 시대, 통합의 정치를 당선인이 가장 먼저 얘기 했지만, 일부 국민 사이에는 적폐 청산, 과거에 대한 철저한 단죄가 필요하다는 분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함께 한다는 것이 쉽지 않고요. 어느 걸 또 먼저 해야 할지 이런 얘기도 나올 것 같은데요?
 
▶ 전여옥 작가:
 
뭐 양 손에다가 같이 하면 되는 거죠. 그게 뭐가 어렵겠습니까. 저는 그렇게 봅니다.
 
▷ 박진호/사회자:
 
자연스럽게.. 좀 이른 감이 있기도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조치,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요?
 
▶ 전여옥 작가:
 
그건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왜 그러냐면 우리가 근본을 잊지 말아야 되고, 어떻게 해서 이번 대선이 이뤄졌는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탄핵의 상황 속에서 국민, 국가의 이득을 위해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해야 된다는 헌재의 판단. 이것은 곧 국민의 판단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섣불리 파면해주고 이럴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밝히고 거기에 대해서 계산할 건 계산하는 것이 정당하고 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재판이 끝나고 구형이 확정된 뒤에 이 때는 거론할 수 있다고 보세요?
 
▶ 전여옥 작가:
 
글쎄요. 저는 그 때도 어렵다고 생각을 합니다만. 왜냐하면 우리가 ‘법치’라는 이름의 엄중함을 알아야 합니다. 법치가 아니라 정말 사치를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아니겠습니까? 개인으로서도 제가 보니까. 최순실이 갖다 바쳤던 사치스러운 물건들도 저는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고요. 그야말로 대통령이라는, 대한민국이라는 세계가 알아주는 큰 나라 국민들이 이룬 위대한 나라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연설문부터 시작해서 잠옷, 주스, 사적인 인적 비선 진료 또는 인사 추천까지. 최순실이 나랏일 하느라고 밤잠을 못 잤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 부끄러운 시대는 우리가 오래 기억해서 확실하게 없애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심상정 후보를 개인적으로 좀 아십니까?
 
▶ 전여옥 작가:
 
잘 알죠.
 
▷ 박진호/사회자:
 
친한 사이십니까?
 
▶ 전여옥 작가:
 
친하죠.
 
▷ 박진호/사회자:
 
이번에 심상정 후보가 굉장히 열심히 하셨고, 좋은 평가를 많이 받았습니다. 정책도 약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굉장히 체화 돼있다, 이런 평가를 받았는데 결과를 어떻게 보십니까?
 
▶ 전여옥 작가:
 
저는 굉장히 훌륭한 결과를, 훌륭한 후보가 얻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지율 수치 면에서는 좀 기대에 못 미쳤을 수 있잖아요?
 
▶ 전여옥 작가:
 
기대보다는 미치지 못했지만.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후원금이 밀려 들었다고 하는데. 아마도 소신 투표를 하고 싶었던 수많은 분들이 밀린다 또는 위기의식을 고취하는 문재인 후보 진영에 대해서 마지막에 그쪽으로 쏠렸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심상정 후보가 지난하고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진보당의 가치, 노동의 가치를 이 시대에 제대로 알렸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었고요. 또 준비된 후보라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사실은 노동이라는 게 사라지는 시대라고 봐야 해요.

‘노동이 당당한 시대’라고 캐치프래이즈를 하긴 했지만, 4차 혁명 시대에 심상정 후보가 기본 소득에 대해서도 많은 걸 얘기 했는데.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이런 얘기를 했잖아요. 이제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기 때문에 당연히 기본 소득은 쓸모 없는 인간들에게 해줘야하는 시대다, 미국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 우리도 준비를 해야 된다고 봅니다. 변화라는 것은 왔다하면 완전 뒤집히게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더 저는 심상정 후보가 내놓은 공약을 눈 여겨 보고 가슴으로 그 공약을 받아 들였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보수의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됐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데 지금 나오는 얘기는 일단 바른정당이 어떻게 보면 큰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당의 존립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이런 분석들도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전여옥 작가:
 
그럴 수밖에 없죠. 왜 그러냐면 일단 득표율이 두 자리로 나왔다면 모를까, 그것은 아니었고. 그 다음에 유승민 후보는 상당히 좋은 모습, 신선하고 풋풋한 보수의 새싹을 보여주긴 했습니다. 그러나 새싹으로써 이 난관과 위기를 뚫고 나가기엔 매우 어렵죠. 당장 내년에 지자체 선거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 의원이라든가, 지자체의 장이 되려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자유한국당하고 터를 나누는, 텃밭을 나누는 과정 속에서 갈등이 있을 것이고 상당한 이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당의 기초부터 다시 갈지 않으면 안 되는, 지금 불이 한바탕 질러진 화전민의 땅이다, 이렇게 봐야겠죠.
 
▷ 박진호/사회자:
 
네. 새 정부가 오늘 출범합니다. 만약에 문재인 당선인이 지금 이 자리에 함께 있다면, 어떤 냉정한 직언을 해주시겠습니까?
 
▶ 전여옥 작가:
 
한 사람의. 대한민국의 국민에 불과합니다. 당신을 죽이시고 국민을 살리십시오.
 
▷ 박진호/사회자:
 
‘당신을 죽인다’는 게 무슨 의미입니까?
 
▶ 전여옥 작가:
 
겸손해야 된다는 거죠. 권력자로서 자신을 죽이고 오로지 국민만 섬기는 정치인으로서 5년을 가시면 큰 성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제는 축배를 드셨지만 오늘 아침부터는 독배를 드실 정도로 엄청나게 힘든 상황일 겁니다. 그래서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 1년 동안은 다독이고 문재인 당선자를 성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문재인 당선자가 선장이 된 지금 상황에 잘 해야지 편안하고, 우리 국민의 눈물과 그 동안의 참담함과 황당함이 씻어지리라고 봅니다. 그래서 무거운 어깨를 늘 생각하시고, 뒤를 돌아보시고. 그리고 자신에게 언제나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을 가까이에 두시길 바랍니다 .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개인적인 질문이지만 보수의 개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혹시 전 작가님은 현실 정치로 다시 복귀하실 생각도 있습니까?
 
▶ 전여옥 작가:
 
저는 오늘, 제 마음 속에 있는 말을 오로지 청취자 분들을 위해서 드렸습니다. 제가 지금 문재인 당선인에게 아부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유한국당에 어떤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저는 이런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정치를 하겠습니다. 입당이라든가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가고 싶지가 않고요. 이 역할도 나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전여옥 작가와 이야기 나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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