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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미 기준금리 동결…한계가 분명한 노동력, 생산성은 누가?

[월드리포트] 미 기준금리 동결…한계가 분명한 노동력, 생산성은 누가?
지난 겨울 예년보다 따뜻했던 날씨가 어제(4일) 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지난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은 0.7% 성장에 그쳤습니다. 2014년 1분기 1.2% 이래 3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America First'를 외친 트럼프 대통령이 쑥쓰러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마지막 분기 2.1%에도 크게 못 미쳤습니다. 국내총생산 성장세가 확연하게 꺾인 이유로 소비자들의 지출 감소가 주요하게 지목됐습니다. 이 기간 소비자 지출은 0.3% 증가했습니다. 직전 분기 3.5%에 한참 못 미칠 뿐더러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합니다. 가장 큰 원인은 생각만큼 덜 추웠던 지난 겨울 탓에 전기와 가스 소비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미국의 3월 실업률은 완전고용에 가까운 4.5%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좀 꺾이기는 했지만 3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도 12만 6천 개 늘어났습니다.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미 중앙은행이 어제 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다소 매파적(hawkish)인 성명을 발표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탄탄한 노동시장 덕분이었습니다. 오늘 나온 수치이긴 하지만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3만 8천 건으로 113주 연속 30만 건 미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틀간 회의 결과 미 중앙은행은 지난 1분기 성장세 둔화에 대해 별다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일시적 현상으로 진단했습니다. 초저금리 기조 아래 싸게 빌린 돈으로 경제를 떠받치는 시기가 지났다는 점을 지난 3월 회의에 이어 보다 분명히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연말부터 예고했던 대로 올해 두 차례 추가로 금리를 올린다면 6월이 그 중 한 번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시장은 이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게 당연하고 중앙은행도 혹시나 있을 오해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암시하는 신호를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일 예정된 4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 수, 옐런 의장의 연설 등이 힌트를 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의문은 남습니다. 경제성장을 이끄는 두 축은 노동과 생산성입니다. 한계가 분명한 고용시장 호조를 그렇게 믿고 있는 미국도 생산성 만큼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 달 재닛 옐런 의장은 미시건 대학교 행사에서 "일자리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반면 경제성장이 더딘 경우가 가장 곤혹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같은 시간에 물건을 더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같은 수의 물건을 만든다면 시간이 덜 걸리겠죠.

그런데 경제성장이 일자리 증가 속도에 못 미친다는 얘기는 생산성 저하로 밖에는 설명할 수 없고 이는 통화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데 중앙은행 수장의 고민이 있는 듯 합니다. 기업들의 혁신 투자, 재교육과 직업훈련 기회의 확대, 그것도 아니면 케인즈가 얘기했던 animal instinct에 따른 발상의 전환... 우리나 미국이나 이런 부분들을 중앙은행 관리들이 맡을 수는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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