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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맛있게 잘 먹어야’ 표 받는다?…대선주자들의 먹방 전략

[리포트+] ‘맛있게 잘 먹어야’ 표 받는다?…대선주자들의 먹방 전략
19대 대선 레이스도 종반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전국 각지를 누비며 선거운동을 벌여온 후보들도 막판 유세에 돌입했습니다. 대선주자들이 유세를 벌이는 장소 중 빠지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전통시장인데요, 이번 대선에서도 후보자들은 시장에서 소탈한 서민 이미지를 내세우며 ‘먹방’ 유세에 나섰습니다.

‘먹방’이란 먹는 방송의 줄임말입니다. 과거에는 음식을 먹으며 시청자들의 식욕을 돋우거나 시청을 유도하는 방송을 일컫는 말로 한정됐지만, 최근에는 선거운동의 주요 전략 중 하나로 꼽힙니다. 어묵, 순대, 김밥, 떡 등 각종 음식을 먹으며 먹방 경쟁에 합류한 주요 대선주자들. 후보자들의 먹방에는 어떤 전략이 숨겨져 있을까요?

■ 전통시장에 등장한 19대 대통령 후보자들

19대 대선을 앞두고 주요 후보들은 모두 전통시장을 방문했습니다. 후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시장을 방문하는 이유는 서민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고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세몰이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통시장 유세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후보자들의 ‘먹방’입니다. 시장 등에서 이뤄지는 먹방은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유권자와의 거리감을 좁힐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맛있게 먹는 모습으로 건강하다는 이미지도 구축할 수 있고 시장이 서민 유권자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인 만큼 유세가 쉽고 먹방을 즐기는 젊은 층의 관심도 얻을 수 있습니다. 대선주자들의 먹방은 서민과의 동질감, 소탈함, 건강함, 전 연령층과 소통하는 이미지까지 부각할 수 있는 전략인 겁니다.

일각에서는 상인들에게 민폐가 되거나 이미지 정치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시각도 있지만, 먹방은 역대 대통령 선거 유세에서도 자주 활용됐습니다.

■ 역대 대선에도 등장했던 ‘먹방’

지난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밥 광고 영상은 큰 화제가 됐습니다. 광고 영상 속에서 국밥집을 찾은 이 전 대통령에게 주인 할머니는 “오밤중에 웬일이여. 배고파? 맨날 쓰잘데기 없이 싸움박질이나 하고 우린 먹고살기도 힘들어 죽겄어”라면서 국밥 한 그릇을 내놓습니다. 그리고 ‘이명박은 배고픕니다. 경제 대통령 이명박’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이 전 대통령이 국밥을 먹는 장면이 계속됩니다.
이명박 선거 광고
당시 사업가 이미지가 강했던 이 전 대통령은 영상을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난 16대 대선의 노무현 전 대통령도 전통시장을 자주 방문해 시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선거 5일 전에 방문한 한 시장의 분식집은 ‘노무현 국밥집’으로 선거 이후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전통시장 방문
■ 먹는 데도 방법이 있다? 먹방에 담긴 전략

그렇다면 19대 주요 대선 후보자들은 어떨까요? 대선주자들은 전국 각지의 시장을 방문해 선거운동을 벌이다 보니, 하루에 여러 번 같은 음식을 먹는 일도 생깁니다. 하지만, 후보들은 매번 최대한 맛있게 먹는 모습을 유지해야 합니다.

후보자 혼자 시장 음식을 먹는 것보다 주변 사람들과 나눠 먹는 모습으로 친근함을 내세웁니다. 또한, 손으로 먹으며 소탈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도 먹방의 전략 중 하나입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주변 사람들과 나눠 먹으며 친근함 강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손으로 먹으며 소탈한 이미지 강조
후보들은 먹으면서 상인들이나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소통하는 모습을 유지하고 먹고 난 뒤에도 계산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사진이 홍보에 활용될 수도 있기 때문에 카메라 위치를 잘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먹고 난 뒤 계산은 잊지 않는 모습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사진을 위해 카메라 위치도 확인하는 모습
심상정 정의당 후보
상인·시민들과 대화하며 소통하는 모습
공식 선거운동 기간 주요 대선주자들의 전통시장 유세 횟수는 후보자 별로 차이를 보였습니다. 지난 2일을 기준으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20번,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14번 전통시장을 방문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0번,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7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번이었습니다. 보수성향 후보일수록 장년층이 많은 전통시장을, 진보성향 후보는 번화가나 대학가를 더 많이 찾았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전통시장 방문 횟수가 적은 문 후보와 심 후보는 먹방을 SNS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문 후보 측은 유튜브 공식 채널에 ‘문재인의 먹방투어’ 영상을 올렸습니다. 심 후보는 ‘배달의 상정’이라는 영상에서 지지자에게 직접 요리를 배달하는 등 색다른 방식으로 먹방을 선거운동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획·구성: 윤영현,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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