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누워있는 항만 부둣가는 노란리본이 뒤덮었다. 부둣가는 보안구역이라 외부인 출입을 막기 위해 철조망 울타리를 둘러쳐 놨다. 이 철조망에 리본이 가득 달렸다. 바닷바람에 리본이 노란 물결을 이루며 나부낀다. 이리저리 흔들거리는 리본의 몸짓은 기다림과 희망이다.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아직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들의 귀환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세월호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항만 북문 쪽에는 세월호 가족협의회와 자원봉사자들이 노란 리본을 나눠주고 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추모객들은 리본에 소망의 글을 담아 철조망에 묶어두고 마음을 모은다. 리본에 쓴 글씨는 다 달라도 추모객의 마음은 하나다. “언제까지나 잊지 않을게요”, “기억할게요”, “못 다핀 꽃들아 그 곳에선 활짝 피우거라”,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시는 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억하고 또 기억한다”
“인양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에요. 우리는 뭉칠수록 더 강해집니다.”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고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를 갈아치우고 배들의 안전과 검사수준을 강화해야 한다, 간부들은 양심검사를 실시 한다”
“우리는 사람을 기다랍니다”, “미안해와 잊지 않을게라는 말만 하지 않겠습니다.우린 행동하는 사람들로 살겠습니다”
한 마디, 한 마디 소리 없는 외침 속에는 그 어떤 함성보다도 큰 울림이 있다. 그 울림은 메아리가 되어 세월호를 감싸 돌고 돈다.
가족들은 매일 같이 현장을 지키며 소원을 빈다.“어서 빨리 온전한 모습으로 돌아와 집에 가자”고, 3년째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며 반복하는 소망이다.
함께 꾸는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다. 미수습자들이 외롭지 않게, 가족들이 힘을 받게, 그리고 다시는 이런 슬픔이 되풀이되지 않게 국민들이 마음을 모아야한다. 남은 자, 산 자의 최소한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