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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식당 평가 미슐랭가이드, 꿀 직장?…"이렇게 일 많을 줄이야"

유명식당 평가 미슐랭가이드, 꿀 직장?…"이렇게 일 많을 줄이야"
▲ 미슐랭 가이드 프랑스편

세계적인 레스토랑 안내서 미슐랭 가이드의 평가원이라고 하면 언뜻 유명 식당을 찾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이나 먹는 쉬운 직업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미국 CNN 방송이 29일(현지시간)보도했습니다.

미슐랭 가이드 평가원으로 12년간 일한 뒤 현재 미슐랭 가이드 영국과 아일랜드편의 에디터로 일하는 레베카 버는 미슐랭 가이드 평가원이 실제로 하는 일에 대한 질문에 " 이만큼이나 일이 많은 줄 상상도 못 했다"고 답했습니다.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9년간 요리사로 일한 경력이 있는 버는 1998년 무역 잡지에서 평가원 모집 공고를 보고 응시했다가 합격했습니다.

평가원은 버처럼 요리나 접대 분야에서 10년 이상 훈련 기간을 거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합격자는 6개월간 훈련을 받으며 평가원으로서 알아야 할 기본적 사항을 터득하는데 식당은 익명으로 예약하고, 식사 후에는 계산해야 하며, 식사 후 상세한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입니다.

음식 사진을 찍고, 관련 뉴스를 모니터링하며 최대한 많은 횟수를 방문해 자신의 의견을 확인하는 과정도 거쳐야 하는데, 이렇게 1년 동안 방문하는 식당이 최소 275곳에 이릅니다.

새로 문을 여는 식당을 쫓아다니고 회사의 영역 확대에 발맞추다 보면 출장은 일상다반이지만 해외 출장이라고 화려함을 기대해선 곤란합니다.

버는 "시골 식당에 가서 혼자 밥을 먹는 상황에 대비돼 있어야 한다"며 "한여름에 진짜 습할 때 홍콩에 가서 호텔을 돌아다니며 점심과 저녁을 먹는다고 하면 매우 피곤한 일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호텔이나 식당에 예약할 때는 보통 가명을 선택하는데 요즘은 이름이나 전화번호를 저장해두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다시 가야 할 때 다른 신원 정보를 구해야 하는 등 신분을 속이고 익명성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버는 "가족이나 친구 이름이 다 고갈되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한 동료는 익명으로 호텔을 찾았다가 호텔 직원이 이름을 부르며 인사했는데 자신이 댄 이름인 줄 모르고 지나친 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어려움은 있지만 맛있는 식사 외에 실력 있는 새로운 요리사를 발굴한다는 보상이 이 직업의 매력이라고 버는 말했습니다.

이런 능력 있는 요리사를 발굴하는 데는 인터넷이나 잡지보다 현지인들의 입소문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평가원들은 지역 주민들이나 술집 바텐더들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정보를 얻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찾아낸 요리사들이 꽃을 피우며 실력이 진화하는 것을 보는 것도 보람있는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평가원들은 지역팀 별로 한 해에 한 번씩 모여 어떤 등급을 줄지를 논의하는데, "각 식당에 관한 보고서를 모두 살펴보며 이야기를 하는데 다 보려면 최소한 하루 이틀은 걸린다"고 버는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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