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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 투데이] 경기가 좋아졌다고? 난 잘 모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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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보다 0.9% 증가했습니다. 예상보다 실적이 좋았습니다. 소비심리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경제지표만 보면 경기가 좋아지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 국민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여전히 싸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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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일단,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왜 높았던 거야?
A. 수출이 잘됐습니다. 반도체를 만들어 파는 삼성전자가 ‘노트7 악재’에도 좋은 실적을 내고 있죠. 전 세계적으로 IT경기가 살아나면서 반도체가 많이 팔렸기 때문입니다. 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디스플레이, 기계 등에서 수출이 늘면서 1분기 수출은 지난해 4분기보다 1.9% 성장했습니다.

Q. 단지 수출만 잘 된 거야?
A. 수출이 잘되면서 설비투자도 늘었습니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IT산업 중심으로 수출이 잘 됐다는 건 그만큼 많이 만들었다는 거죠. 많이 생산하려면 설비도 늘려야 합니다. 그만큼 1분기에는 설비투자도 지난분기 보다 4.3% 늘었습니다. ‘수출증가->생산증가->설비투자’로 이어지는 아주 이상적인 연결덕에 제조업은 무려 25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인 2%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건설 쪽도 좋았습니다. 정부의 11·3 부동산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이미 지난해 주택공급이 너무 많아서 올해는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1분기를 보니 공공부문 중심으로 건설 경기가 여전히 있어서 건설투자도 1분기에 5.3%나 증가했습니다. 1분기 경제 지표가 좋으면 올해는 왠지 좋을 거 같다는 기대 심리가 크게 작용해 한해 경제성장률을 올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6%를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Q. 그런데, 난 왜 좋아지는지 모르겠지?
A. 항상 경제기사를 보면, 숫자는 좋아진 거 같은데 체감은 안 됩니다. 수출이 잘 됐다고 하는데 주머니 사정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이번 1분기 결과도 마찬가지입니다. 1분기 성장을 이끌었던 수출은 IT 산업,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입니다.

그런데 IT 산업은 노동집약산업, 다시 말해 사람이 많이 필요 없는 산업 분야입니다. 그러다 보니 일자리가 늘지는 않은 거죠. 실제로 통계청의 1분기 취업자 현황을 발표를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1분기 취업자는 지난해 1분기보다 36만 명 정도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 중 45%가 비임금근로자입니다. 비임금근로자는 자영업자와 임금을 받지 않은 가족종사자입니다. 결국, 일자리 숫자는 늘었지만, 양질의 일자리는 많이 늘지 않았다는 거죠.

Q. 난 월급받는 근로자인데도... 그대로인걸?
A. 임금이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수출이 잘 되면 기업이 돈을 벌죠. 그러면 기업은 그 돈을 노동자들에게 나눠줘야 노동자들도 월급이 오를 겁니다. 그럼 노동자들도 경기가 좋아졌다고 체감할 수 있겠죠. 그런데 수출은 잘 된다고 하는데 월급은 그대로입니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올해 1~2월 실질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포인트 올랐습니다. 실질임금은 노동자가 실제 쓸 수 있는 임금입니다. 거의 안 올랐다고 봐야 할 겁니다. 그러다 보니 경제 지표는 좋아져도 국민들은 체감이 안 되는 겁니다.

Q. 그래서 민간소비 회복세는 더딘 거야?
A. 네, 수출은 1.9% 증가했죠. 그런데 민간소비 증가율은 0.4%입니다. 물론 지난해 4분기보다는 0.2%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민간소비는 얼어있습니다. 민간소비는 국내총생산의 60%를 차지합니다. 때문에 민간소비가 좋아지지 않으면 경제 성장세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단, 소비심리는 최대폭으로 오르는 등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거란 기대심리는 분명히 있습니다.

Q. 그래도 정말 올해 경기는 좋아지는 거지?
A. 1분기 경제지표만 보면 좋아지는 ‘흐름’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서비스분야 하락 등 대외적인 악재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민간소비 회복세가 더딘 것도 경기 회복에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도 “국내 경제가 장기간 위축에서 벗어나 확장적 선순환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습니다. 쉽게 말하면 아직 경기가 좋아졌다고 말하기 이르다는 겁니다.
한줄 정리 (0428)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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