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만취한 운전자가 사람을 매달고 3km를 도망치다가 다른 차를 들이받고서야 붙잡혔습니다. 매달린 상태에서 경찰에 신고까지 한 시민은 현직 태권도 사범이었습니다.
김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서행하는 차량을 막아선 채 어딘가에 전화를 거는 한 남성.
그런데 곧 차량이 내달리기 시작하고, 남성은 차량 앞부분에 매달려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를 지릅니다.
[끌려가고 있어요. 아저씨. 신고해주세요, 신고. 신고. 신고. 아저씨 신고해주세요.]
하지만 차량은 골목과 대로를 더 빠른 속도로 주행하기 시작합니다.
[음주 차에요, 음주 차. 피해요 피해.]
결국, 이 광란의 질주를 벌인 차량은 주차돼 있던 청소 차량과 부딪친 뒤에야 멈춰 섰습니다.
차량에 매달린 남성은 태권도 사범인 32살 이 모 씨.
이 씨는 지난 21일 밤, 주차된 자신의 차량을 들이받은 SUV 차량을 확인하다 운전자 31살 A 씨에게서 술 냄새가 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씨가 음주운전을 지적하자 A 씨는 이 씨를 보닛 위에 매단 채 도주하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고서야 멈췄습니다.
이 씨는 차에 매달린 상황에서 경찰에 신고까지 했습니다.
[이 모 씨/태권도 사범 : 오른손으로는 사이드미러를 잡고 왼손으로 신고했는데, 사이드미러가 자꾸 접혀서 창문 위쪽을 잡고 버텼어요.]
경찰에 붙잡힌 A 씨는 혈중알코올농도가 0.160%로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