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이모, '삼성동'사저 돈으로 유연·유주 키워달라 해"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조카 장시호 씨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에 있는 돈으로 자신의 딸 정유라와 손주를 키워달라고 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장 씨는 오늘(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최 씨의 뇌물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렇게 증언했습니다. 장 씨에 따르면 장 씨와 최 씨는 지난해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조사를 받으면서 검사실에서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장 씨가 최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최 씨가 "'네가 무슨 죄가 있느냐"며, 검사에게 장 씨가 언제 나갈 수 있느냐고 자신이 다 진술하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날 두 사람은 담당 검사를 마주보고 나란히 앉아 있었는데 최 씨가 계속 장 씨에게 뭔가 귓속말을 하려 했다고 장 씨는 증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장 씨가 잘 못 알아듣자 최 씨가 A4 용지를 반으로 접어 글자를 쓰기 시작했고 장 씨에게 이를 보라고 했다는 겁니다.

장 씨는 처음 알아본 글자가 '삼성동, 유연이, 유치원'이었다면서, 최 씨가 검사에게 물이 마시고 싶다고 해 검사가 정수기로 이동하자 다시 최 씨가 '삼성동 2층 방, 유주 유치원'이라고 썼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 씨는 다시 한 번 물을 마시고 싶다고 말해 검사를 정수기로 보낸 다음 장 씨 귀에 대고, "잘 들어. 2층 방에 돈 있어. 유연이 유주 그 돈 갖고 키워"라고 말했다고 장 씨는 진술했습니다.

또 "삼성동 경비가 널 모르니 이모 심부름 왔다고 하면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도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장 씨는 "삼성동 2층이 대통령 사저인 걸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장 씨는 특검이 "당시 증인도 구속된 상태인데 삼성동 사저의 거액을 갖고 정유라와 그 아들을 키워달라고 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당시 검사님이 저는 다 자백해서 두 달 정도면 나갈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