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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부담에 직장 눈칫밥에…갈 길 먼 '난임 지원'

<앵커>

지난 한 해 동안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같은 난임 시술을 받은 사람이 21만 명이 넘습니다.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건 점점 늦게 결혼하는 우리 사회 분위기와도 관련이 많습니다. 그런 만큼 사회 차원의 지원이 더욱 절실한데 여전히 시술 비용이 비싼 데다 직장에서는 눈치까지 봐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아이가 미래다, 그 세 번째 순서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인공 수정 시술을 받는 37살의 이 맞벌이 직장인은 휴가를 자주 내는 게 눈치 보여서 담당 의사를 바꿨습니다.

[37세 직장인 난임 여성 : (유명한 의사에서) 대기 시간이 조금 더 짧은 선생님으로 한 번 바꿨죠.]

한 번 시술 받으려면 각종 검사와 난자 채취 등을 위해 10번 넘게 병원에 가야 합니다.

[김하신/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 (난임 시술은) 수면 마취를 하게 되고, 회복하는 시간이 3시간에서 4시간 정도 더 필요합니다.]

시술 비용도 큰 부담인데 고령일수록 더 커집니다.

[최영민/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 20~30세는 150단위 정도로 기본단위 약을 쓰지만, 고령 난임 부부는 3~4배 약을 써야 합니다.]

난임 부부 38%가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아이 낳기를 포기한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배수진/42세 (둘째 난임 시술 시도 중) : 돈을 벌어서 빨리 다음 시험관을 준비해야겠다는 그런 게 있습니다. 돈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난임의 중요한 원인의 하나는 만혼, 즉 늦은 결혼입니다.

난임 부부 가정의 문제로 넘길 게 아니라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질적인 비용과 휴가를 직접 지원하면 출산율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도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정부가 사흘의 난임 휴가제도를 도입하고 경제적 지원도 늘리기로 했지만, 더 획기적이고 과감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권용진/서울의대 공공의료사업단 교수 : 공공 난임 센터를 통해서 실제 정부지원으로 100% 해결하는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저소득층은 난임 치료를 시작하기가 어렵습니다.]

난임 시술로 태어난 아이가 전체 출생아의 4.4%까지 늘긴 했지만, 이 비율이 10%를 넘어야 출생의 절벽을 그나마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게 학계의 견해입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김남성, 영상편집 :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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