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박근혜 화장품·잠옷·주스까지 최순실이 지불"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의상뿐만 아니라 화장품부터 잠옷 등 소소한 것까지 챙겨준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습니다.

물품의 구매 대금을 최씨가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오늘(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최씨 운전기사 방모씨의 진술조서를 공개했습니다.

방씨는 특검이 "최씨가 독일로 도피하기 전에도 대통령의 화장품이나 옷가지 등을 구입해서 보내줬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물품 구매처는 주로 압구정 현대백화점 화장품 가게였으며, 결제는 주로 최씨 개인 신용카드나 얀슨(최씨 운영 회사) 법인카드로 이뤄졌다고 그는 답변했습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입는 잠옷, 박 전 대통령이 마시는 주스도 최씨 돈으로 구매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사들인 물품은 청와대 이영선 경호관이나 윤전추 행정관에게 차명폰으로 연락해 건네줬다고 합니다.

방씨는 청와대 서류가 최씨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도 중간 창구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특검에서 "일주일에 2∼3회 이영선 행정관으로부터 쇼핑백을 받아 최씨 집에 가져다줬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는 "최씨가 '이영선에게 연락해 쇼핑백 받아오라'고 하면 이영선에게 연락해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했다. 장소는 주로 현대고교 뒤편 의상실 근처였다"고 답했습니다.

이 쇼핑백들은 항상 상단이 접혀 있고 스테이플러로 여러 차례 박음질 된 뒤 그 부분이 다시 테이프로 밀봉됐다는 게 방씨 진술입니다.

그는 "서류들이 들어 있는 것처럼 어느 정도 무게가 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최씨가 나한테 다시 가져다 주라고 연락한다. 그러면 이영선에게 연락해 장소와 시간을 정했다"며 "최씨가 이영선한테 보낼 때도 스테이플러로 상단을 찍고 다시 테이프로 붙여 놓았기 때문에 내부를 볼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방씨는 이 같은 '쇼핑백 배달'을 지난해 9월 초까지 계속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