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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제도 단순화해 사교육 잡겠다"…공약 비교해보니

<앵커>

대선 후보들의 분야별 공약을 비교 점검하는 순서, 오늘(20일)은 교육 공약입니다. 후보들은 하나같이 공교육을 정상화해 사교육을 잡겠다고 약속했는데, 이걸 실현하려는 방법은 각기 다릅니다.

노유진 기자가 비교해 봤습니다.

<기자>

후보들은 복잡한 대입제도가 사교육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입시제도를 단순화하자는 겁니다.

우선,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논술 전형을 폐지하자는 공약이 대세를 이뤘습니다.

네 후보가 논술 폐지를 약속했고, 문재인 후보는 특기자 전형까지 폐지하자는 의견을 냈습니다.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바뀌는 수능의 비중은 크게 낮아질 전망입니다.

문재인, 심상정 후보가 수능을 절대평가로 바꾸겠다고 했고, 안철수, 유승민 후보는 아예 일정 점수만 넘기면 되는 자격시험화 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홍준표 후보는 특별한 입시제도에 큰 변화를 주기보다는 사교육 받기 어려운 서민 자녀를 집중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외고나 자사고에 대한 입장은 갈렸습니다.

문재인, 유승민, 심상정 후보가 폐지하거나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했고, 홍준표 후보는 현행 유지를, 안철수 후보는 운영방식 개선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아예 학제를 바꾸자는 안도 나왔습니다.

안철수 후보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5년씩으로 하고, 고등학교 2년은 진로나 직업을 탐색하자는 5-5-2 학제안을 내놨습니다.

심상정 후보는 아예 고등학교 절반을 직업학교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학 가서 공부할 사람, 바로 취직할 사람, 일찍 선택하도록 해야 사교육 줄어든다는 논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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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후보들의 교육 공약에 대해서 좀 더 얘기 나눠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대표, 그리고 노유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먼저 송 대표님, 후보들의 이런 다양한 정책들이 사교육을 줄이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대표>

네, 효과는 좀 있겠지만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백해무익한 이른바 '나쁜 사교육'만큼은 당장 규제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부모들이 사실은 학교 진도에 앞서서 1년 내지 10년 정도 학원 선행 교육을 나가는 경우도 있고요, 그것을 막는 학원 선행 교육 규제법은 당장 도입이 돼야 할 것 같고, 그리고 또 아이들이 월화수목금금금, 일요일까지 계속 학원 안 가도록 하는 일요 휴무제 법제화 등이 필요한데, 또는 밤 12시까지 학원에 있지 말고 밤 10시 되면 귀가하게 하자, 이런 것을 법으로 규제하는, 나쁜 사교육을 규제하는 법만큼은 만들어야 할텐데, 지금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 유력한 후보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학원업계를 의식해서 사실은 매우 소극적으로 이 법의 제정에 대해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쉬운 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공약 중에 학제 개편이나 외고, 자사고 폐지 같은 공약은 어떻게 보시나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대표>

우선 외고나 자사고를 폐지하거나 입시제도를 개혁하겠다는 공약들은 효과가 있을 걸로 봅니다.

2016년 사교육비 관련된 통계를 보면 중학생의 사교육비가 매달 27만 5천 원입니다. 고등학생들이 26만 2천 원이고 초등학생들이 24만 원인데, 중학생들 사교육비가 고등학생 사교육비 보다 더 높습니다.

그것은 특목고, 영재고, 자사고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학교 체제를 좀 단순화하거나 또는 입시제도를 추첨형으로 바꾸거나 이렇게 후보들이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렇게만 돼도 상당히 변화가 있을 것이고 중학교 사교육비가 상당히 완화될 것이다, 경감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학제 개편 문제는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대표>

이것 자체만 가지고 사교육비 감소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좀 어렵습니다.

물론 고등학교 1학년은 지금 공통과정으로 운영되고 있고, 2학년·3학년은 선택형으로 지금 고등학교 3년 기간이 운영되고 있어서 사실 좀 혼란스럽거든요.

그러니까 학제개편해서 고등학교 1학년은 중학생으로 내리고, 2학년·3학년을 선택형으로 해서 진로탐색 학교 체제를 좀 운영하면서 학점제로 운영하자, 이것은 나름의 타당성은 있는데 문제는 학생들과 학년을 분리하게 되면 건물도 분리하게 되는데 그런 부분에서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하튼 사교육비만 보면 학제 개편과 사교육비는 별 관계가 없다, 6학년을 5학년으로 줄인다고 해서 사교육비가 줄면서 학원 안 다닐 건 아니니까요.

그것보다는 초·중·고 각 단계에서 학교 교육과 입시를 단절시키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노유진 기자는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왔죠.

<기자>

네, 제가 토론회 취재 다니면서 많은 학부모, 교사들을 만났는데요, 이 정도로는 사교육 못 잡는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너무 제도 개선에 치우치다 보니까 정작 공교육 정상화에 꼭 필요한 학교수업 내실화 방안은 빠져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오히려 눈길이 갔던 건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등이 낸 차별금지 공약입니다.

기업이 사람 뽑을 때 학력이나 출신 학교로 차별하는 걸 법으로 금지하겠다는 건데, 이게 오히려 사교육 근절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교육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다른 사회시스템도 함께 바꿔야 한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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