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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 투데이] 칼빈슨호 미스터리…우리 정부는 알았을까?

스브스 투데이 표지
 칼빈슨호는 지난 8일 한반도를 향해 뱃머리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는 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이 크던 시기였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든 가능성’ 언급을 하며 북한을 연일 강하게 압박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항공모함인 칼빈슨호와 전단의 한반도행은 한반도 위기를 극대화시켰습니다. 때문에 당장 전쟁이 날 것 같다는 온갖 추측까지 난무했습니다. 한반도는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칼빈슨호가 당시 한반도로 향하지 않았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스브스 투데이 본문
Q. 뭐라고!!!!!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향한 게 아니었다고?
A. 북한 도발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4월 15일, 칼빈슨호는 인도네시아 인근에 있었습니다. 한반도에서 5,500km떨어진 곳입니다. 외신들은 일제히 이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Q. 그럼 8일에 한반도로 출발했다는 이야기는 어디서 나온 거야?
A. 9일, 미 태평양 사령부 발표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날짜별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 4월 9일 : 미 태평양 사령부는 칼빈슨호(전단)에게 “북쪽으로 향해해 서태평양에서 위치를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발표. “이 지역의 제1위협에 직접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해 북한 위협을 겨냥한 것을 시사.
=> 칼빈슨호는 4일 싱가포르에서 기름을 넣고 계속 남하해 호주로 갈 예정이었는데, 방향을 한반도 쪽으로 바꾼 것.
# 4월 11일 : 트럼프 “강력한 무적함대를 북한에 보내고 있다”고 말해 북한 때문에 칼빈슨호(전단)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

 이렇게 미 태평양 사령부의 발표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칼빈슨호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한반도로 오고 있다는 것은 사실처럼 굳어졌습니다.

Q. 그런데, 정작 칼빈슨호는 한반도 방향인 북쪽이 아닌 남쪽으로 계속 갔다고?
A. 8일 싱가포르를 출발한 칼빈슨호는 북쪽으로 이동한 게 아니라 결국 남쪽으로 이동했습니다. 15일에는 인도네시아 부근에서 포착됐고, 19일에는 계획대로 호주에서 호주와 연합훈련도 마쳤습니다. 결국,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가장 컸던 15일을 기점으로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향하고 있다는 미 태평양 사령부의 발표와 무적함대를 북한에 보내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야기는 결과적으로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Q. 그럼, 미국이 거짓말한 거야?
A. ‘거짓말’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조선일보는 칼빈슨호가 8일에 싱가포르를 떠나서 12일까지는 한반도로 오다가 다시 방향을 틀어서 남쪽(인도네시아, 호주 방향)으로 틀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칼빈슨호가 다시 방향을 바꾼 것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정부나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정확한 확인을 해주고 있지 않습니다.

Q. 왜 이런 혼선이 일어난 거지?
A. 트럼프식 ‘교란작전’과 미국 국방부와 백악관의 ‘소통의 문제’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일단, 미국 언론들은 ‘소통 문제’에 조금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칼빈의슨호의 동선과 한반도 배치 시점이 백악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군 내부에서도 혼란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미 국방부는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가기는 하는데, 15일에 맞춰 간다는 것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알면서도 일부러 이번 소동을 방치하거나 주도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에 강한 압박을 하기 위한 일종의 ‘작전’이었다는 겁니다.

Q. 그런데 우리 정부는 알았을까?
A. 우리 정부는 4월 위기설에 “근거가 없다, 현혹되지 말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칼빈슨호가 15일을 기점으로 한반도로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당시의 증폭되는 위기를 방관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반대로 이런 사실을 몰랐다면 한-미공조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을 피하기도 어려울 겁니다. 국방부는 “한-미간 협의는 계속되고 있다. 다만, 전략자산의 작전운용 관련해서는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줄 정리 (0420)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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