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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美 부통령 "한·미 FTA 개선 추진하겠다"…의미는?

<앵커>

방한 중인 펜스 미국 부통령이 한·미 FTA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개선이라는 게 무슨 뜻인지 오늘(18일)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 최고위층이 한·미 FTA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개정 요구가 본격화할지 관심입니다.

정호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방한 일정 마지막 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펜스 미 부통령은 먼저 한·미 FTA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놨습니다.

2012년 발효 이후 한·미 간 교역량과 직접투자 규모가 늘어났다는 겁니다.

하지만 한·미 FTA 이후 미국의 무역 적자가 늘어난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며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마이크 펜스/미국 부통령 : 한미FTA 발효 후 미국의 한국에 대한 무역 적자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는 사실이 가장 우려된다.]

펜스 부통령은 또 미국 기업들이 진출하기에 너무 많은 장벽이 있다며 한·미 FTA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크 펜스/미국 부통령 : 앞으로 한·미 FTA 개선이라는 목표를 향해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 한·미 FTA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취임 후에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정권 2인자가 첫 방한에서 FTA 개선 의지를 분명히 밝히면서 향후 재협상 요구가 구체화 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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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호선 기자, 펜스 부통령이 개선이라는 이야기를 한 게 영어로 보니까 'reform'이더라고요. 이게 그러면 재협상이냐, 재개정이냐, 별 이야기가 오늘 다 나왔더라고요.

<기자>

'reform'이란 단어를 우리 정부는 재협상보다는 약한, 완화된 표현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자리가 미국 기업들인 모임인 주한상공회의소 행사인 만큼, 일종의 립 서비스 차원이란 해석도 있습니다.

작정하고 수위를 높일 목적이었다면 재협상, 'renegotiate'이나 조약에서 쓰는 'revise', 'amend'를 썼을 거라는 겁니다.

일단 우리 정부는 미국의 속내가 뭔지, 분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의 상공인들을 상대로 한 이야기니까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뭐 이런 말인가 보군요?

<기자>

전문가들의 의견 궁금해서 한·미 FTA 협상 당시 '검투사'로 불렸던 김종훈 전 수석대표를 만나 견해를 물어봤는데요, 들어보시죠.

[김종훈/한미FTA 당시 수석대표 : 미국이 중국 적자가 제일 크죠. 독일, 일본, 멕시코 이런 나라들이 3500억 달러, 700억 달러, 600억 달러 이렇게 적자인데요. 그런 걸 다 도외시하고 (한국에) 우선순위를 갖고 강도 높게 문제를 제기한다? 저는 그런 결론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다 생각합니다.]

즉 미국이 가장 최우선하는 건 나프타, 북미자유무역협정, 그리고 대중 무역적자 문제 등이기 때문에 우선 순위에서 한·미 FTA는 밀릴 것이란 이야기입니다.

<앵커>

그래도 대비는 해야겠죠? 우리 정부가 생각하는 미국의 속내? 이런 것들이 좀 예측이 됩니까?

<기자>

한미 FTA 이후 미국은 서비스 수지에서는 흑자인 반면 상품수지에서는 적자를 보고 있는데, 법률이나 의료 시장같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은 개방폭을 넓히라 요구하고, 상품 쪽에서는 적자 중 58%를 차지하는 자동차 부문이 타겟이 될 전망입니다.

북핵 협력을 위해 방한해 한·미 FTA를 거론하는 건 안보와 경제를 연계하는 트럼프 스타일로 곧 들어설 새 정부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거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남일·제 일,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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