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직 목사가 하나님의 계시로 이익을 많이 낼 수 있다며, 투자금 명목으로 거액을 받아 가로챘다가 구속됐습니다. 얼마나 속았을까 싶지만, 150명 넘는 신도들이 2백억 원을 건넸습니다.
김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수십 명의 사람이 자리에 앉아 누군가의 말에 귀를 기울이더니, 갑자기 일어나 박수를 치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이 모인 곳은 서울 강남의 한 교회 예배당. 강단에 선 사람은 이곳의 담임 목사인 53살 박 모 씨입니다.
박 목사는 주식투자 등으로 고수익을 올리게 해주겠다며, 지난 2010년부터 신도 150여 명으로부터 2백억 원의 투자금을 모았습니다.
박 목사는 이곳 교회 안 예배당에서 신도들을 상대로 높은 이율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투자설명회까지 열었습니다.
매달 최고 8%의 배당금을 약속한 박 목사는 종교적인 발언까지 해가며 투자를 독려했습니다.
[박 목사 : 기도하면 우리 예상을 뛰어넘을 수도 있고, 우리 부족분을 보완해서 하느님의 일을 아름답게 행하실 줄로 믿습니다.]
일부 신도에게는 전세금을 빼서 투자하고 월세를 살라고 부추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디에도 투자하지 않았고, 신도들로부터 받은 돈으로는 자신의 외제 차 렌트비와 아파트 월세를 냈습니다.
[피해자 : 우리만이 혜택받은 성도들이다. 이곳이 바로 노아의 방주다. 목사가 그렇게 이야기하면 그런가 보다 (한 거죠).]
경찰은 사기 혐의 등으로 박 목사 등 2명을 구속하고, 신도들의 투자금을 모은 교회관계자 18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황지영, 화면제공 :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