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이하 한국시간) 런던에 위치한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토트넘과 본머스의 대결에서 홈 팀 토트넘이 4-0 대승을 챙겼다. 이번 시즌 안방에서 무패 위용을 과시하고 있는 토트넘은 이날 본머스전 승리로 승점 3점을 추가하면서 리그 단독 2위(승점 71점) 자리도 굳건히 지켰다.
오는 17일 자정 맨유 원정에 나서는 1위 첼시는 현재 승점 75점을 기록 중이다. 첼시가 맨유 원정에서 승점 추가에 실패할 경우 토트넘은 2015/16 시즌 막판처럼 마지막까지 리그 우승 타이틀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토트넘의 시즌 막판 대추격전의 발판이 된 것은 단연 손흥민이다. 3월 소집된 A매치 경기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기고 소속팀에 복귀한 손흥민은 이후 보란듯이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4월 1일에 치른 번리전에서 시즌 8호골을 성공시키며 해리 케인이 빠진 팀 공격진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이후 스완지 원정에서는 기성용과의 짧은 코리안 더비까지 성공된 가운데 선배 기성용이 가지고 있던 아시아선수 EPL 한 시즌 최다골(8골) 기록을 넘어서는 시즌 9호골 달성에 성공하는 드라마를 썼다.
이번 시즌 토트넘의 득점을 책임지고 있는 핵심 선수들은 해리 케인, 델리 알리, 손흥민과 에릭센으로 이어지는 최전방 4명의 선수들이다. 이중에서도 해리 케인과 손흥민은 토트넘을 이끌고 있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전술적 선택에 따라 나란히 경기에 출전하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음에도 그라운드를 누빌 때마다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여 토트넘 전력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움직임은 손흥민이 아시아 축구 역사를 새로 쓴 15일 본머스전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 토트넘은 이날 해리 케인과 손흥민은 물론 에릭센, 델리 알리까지 최정예 자원들을 모두 선발 명단에 포함시켰고 경기 초반부터 빠르게 공격을 몰아치면서 톡톡한 효과를 봤다. 전반 16분 만에 무사 뎀벨레가 완벽히 주도권을 가져오는 선제골을 성공시켰고, 이후 3분 뒤에는 본머스 최전방을 효과적으로 공략해 들어 간 해리 케인과 손흥민이 팀의 추가골을 만들어 냈다.
본머스 문전 중앙에서 케인이 살짝 흘린 패스를 이어 받아 상대 문전 돌파에 나선 손흥민은 어려운 각도에서도 깔끔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며 클라스를 입증했다. 손흥민은 이 골로 2016/17 시즌 리그에서는 12골, 시즌 전체를 통틀어서는 19호골을 기록하게 됐다. 이는 대선배이인 차범근 현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조직위 부위원장이 현역 시절인 1985/86 시즌에 기록했던 한 시즌 통산 최다 득점과 동일한 기록이다. 유럽 축구 리그에 진출했던 역대 아시아 선수 중 지금까지 최다 득점 기록이기도 하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에버턴 공격수 루카쿠(23골)가 케인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격차를 벌렸지만 시즌 막판까지 독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토트넘은 이후 후반 42분에 에릭센을 대신해 교체 투입해 들어 간 얀센까지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추가시간 3분에 한 골을 더 뽑아내는 기염을 토하며 또 한 번 대승을 챙기게 됐다.
2월 이후 리그에서 7연승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토트넘의 다음 상대는 공교롭게도 첼시다. 첼시는 17일 자정 맨유와 리그 맞대결을 치른 뒤 오는 23일 새벽에는 토트넘과 잉글랜드 FA컵 준결승전이 기다리고 있다. 토트넘이 첼시와 리그 우승 타이틀을 놓고 막판까지 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FA컵 준결승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승부를 예고하게 됐다.
무엇보다 4월 들어 골 폭풍을 이어가고 있는 손흥민의 발끝에서도 다시 한 번 눈을 뗄 수 없을 전망이다. 손흥민이 23일 FA컵 준결승 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게 될 경우 지금까지 유럽 무대를 누빈 아시아 축구선수 중 한 시즌 역대 최다골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사진=Getty Images/이매진스]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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