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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安 부인, 김미경 교수 특혜 증거 찾았다" 주장 따져보니…

박세용 기자 psy05@sbs.co.kr

작성 2017.04.13 17:54 수정 2017.04.13 19:20 조회 재생수17,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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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사실은] "安 부인, 김미경 교수 특혜 증거 찾았다" 주장 따져보니…
민주당 의원들이 어제(12일)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가 서울대에 특혜 채용됐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며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핵심은 김미경 교수가 서울대에 지원서를 낸 날짜가 2011년 3월 30일인데, 4월 19일이 돼서야 의과대학이 전임교수 특별채용 계획을 제출했다는 것입니다. 또 4월 20일엔 총장이 의과대 전임교수 특별채용 계획을 승인합니다. 시간 순으로 보면, 의과대가 특별채용 계획을 세우기도 전에 김미경 교수가 지원서를 냈으니, 될 사람 다 정해놓고 짜고 친 거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이 기자회견을 담은 보도가 상당히 많이 나왔습니다. 

‘사실은’ 취재팀은 앞서 4월 5일과 7일, 이미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바 있습니다. 당시 취재한 내용과 서울대에 어제 (4.12) 추가로 확인해봤는데, 결론은 다른 보도들과 달랐습니다. 김미경 교수가 안철수 교수와 서울대에 사실상 ‘함께’ 채용된 것은 거의 사실이지만, 그 근거가 민주당 의원들이 제시한 문건이라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봅니다. 우선 민주당 의원들이 특혜의 증거라고 제시한 문건부터 보겠습니다.

김미경 교수 임용 절차(2012년 서울대 작성)일단 이 문건의 성격이 흥미롭습니다. 위 문건은 서울대가 2012년 민주당 교문위 의원들에게 제출한 것입니다. 당시 서울대학교 국정감사에서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대선 주자로 나선 안철수 후보를 검증하는 차원에서, 김미경 교수의 서울대 특별채용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는데, 당시 민주당 의원들이 김미경 교수를 ‘방어’하기 위해 서울대로부터 받은 자료입니다. 그런데 지금 같은 문서가 5년 만에 김미경 교수를 ‘공격’하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이제 이 문건이 특혜의 증거가 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채용 지원서를 먼저 낸 것이 특혜의 증거" → 거짓
'安 부인, 김미경 교수 특혜 증거 찾았다2011년 3월 30일 김미경 교수, 채용 지원서 제출
2011년 4월 19일 서울대 의대, 전임교수 특별채용 계획 제출
2011년 4월 21일 총장, 의대의 전임교수 특별채용 계획 승인


핵심은 특별채용 계획도 세워지기 전에, 어떻게 알고 교수 채용 지원서를 넣었느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희가 4월 초에 취재한 내용을 다시 확인해봤더니, 민주당 측이 제시한 위의 절차는 김미경 교수 채용 과정의 시작이 아니라 중간 일부분이었습니다. 김미경 교수가 채용 지원서를 제출한 3월 30일 이전에 벌어진 일이 또 있었습니다. 크게 2가지입니다.

2011년 3월 11일 서울대 의대, 대학본부에 정원 배정 요청
2011년 3월 17일 서울대 대학본부, 의대 요청을 수용해 교원정원 배정


2011년 3월 11일 정원을 늘리자는 의과대 요청이 있었고, 3월 17일 교수 정원을 1명 늘리는 걸 대학본부가 확정했다는 것입니다. ‘사실은’ 취재팀은 그렇다면, 민주당 의원들이 밝힌 문건 속 '4월 19일 특별채용 계획'의 성격이 무엇인지 서울대에 문의했습니다. 서울대는 4월 19일 기록은, 앞서 3월 30일에 채용 지원서를 낸 김미경 교수를 특정해 의대 교수로 특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한 것이고, 4월 21일도 역시 김미경 교수에 대한 특채 계획이 승인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서울대 의대 교수 증원이 확정된 것은 이미 3월 17일이고, 김미경 교수가 지원서를 낸 게 3월 30일, 그리고 김미경 교수에 대한 특별채용이 승인된 게 4월 21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김미경 교수가 4월 19일 이전에 채용 지원서를 냈다는 것이 특혜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사실이 아니고, 4월 19일은 중요한 날짜가 아닙니다. 물론 김 교수가 채용 과정에서 아무런 특혜를 받지 않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특혜의 증거가 되려면, 김미경 교수가 의대 교수 TO가 확정된 3월 17일 이전에 채용 지원서를 냈어야 합니다. 또한 채용의 형식이 김 교수만을 위한 특별채용이 아니라, 김 교수를 포함해 누구든 지원할 수 있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합격자를 미리 정해놓고 다른 지원자는 사실상 들러리를 세웠다고 지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미경 교수는 아시다시피, 콕 찍어서 1명만 특별채용 됐습니다.

● "김 교수, 안철수 후보와 1+1 채용" → 거의 사실
'安 부인, 김미경 교수 특혜 증거 찾았다김미경 교수는, 김 교수 딱 1명만 특별채용 된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이 지적한 것처럼, 지원서를 언제 냈느냐 날짜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서울대가 2011.3.17 의과대 TO를 1명 늘린 것 자체가 처음부터 김미경 교수를 염두에 둔 것이고, 4월 초 안철수 후보의 언론 인터뷰에는 “서울대가 김미경 교수를 채용하기로 했다”는 언급까지 나오기 때문입니다. 물론 서울대 측은 2012년 국정감사에서 안 후보의 이 발언은, 서울대가 3월에 정원 배정을 했으니 김 교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또 2012년 국정감사에서는 대학본부가 의과대학에 ‘먼저’ 특별채용으로 1명 뽑을 거냐고 물어봤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서울대는 (통상 단과대가 먼저 대학본부에 TO를 요청하는 것처럼) 2011.3.11 의대가 ‘먼저’ 대학본부에 증원 요청을 했다고, 관련 문서도 있다고 했지만, 이건 현재 남아있는 서류상 순서상가 그럴 뿐, 사실은 대학본부 차원에서 먼저 진행된 일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미경 교수가, 당시 서울대 총장이 국정감사에서 언급한 대로 ‘별개’로 채용되었느냐, 아니면 안철수 당시 교수와 사실상 ‘함께’ 채용되었느냐가 본질입니다. 저희 취재진은 앞서 보도해 드린 대로, 당시 서울대 총장의 주장과는 달리 김 교수가 안철수 후보와 사실상 ‘함께’ 채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근거를 다시 간략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오연천 전 총장이 2012년 서울대 국정감사에서 김미경 교수의 채용은 안철수 교수의 채용 과정에서 “동기 유발” 되었다고 3차례 발언

(2) 오 전 총장은 또 김미경 교수의 채용은 법적, 절차적으로 정당하므로 “일차적인 형태의 특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발언

(3) 서울대 내부 회의에서 한 참석자가 김미경 교수의 채용은 “학교의 정책적 고려”라고 발언

(4) 역시 서울대 내부 회의에서 한 참석자는 “우수한 교수를 초빙하기 위해 외국처럼 부부를 스카웃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기록

김미경 교수의 학문적 경력이 미흡했고 관련 논문도 거의 전무하다는 걸 지적하는 의견도 많습니다만, 그것은 판단의 문제이므로 사실 여부를 가리기는 힘듭니다. 다만 서울대 내부 회의 과정에서, 김 교수의 학문적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규정에 따라 8대 6으로 가결돼 임용된 것도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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