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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여성피고인들 "우린 희생양"

김정남 암살과 관련해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외교전이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김정남 암살 혐의로 기소된 동남아 출신 여성피고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주범 격인 북한인 용의자들이 제대로 조사조차 받지 않은 채 출국했지만 여성피고인들은 최고 사형까지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인 여성 시티 아이샤의 변호인은 어제 기자들을 만나 여성피고인들의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이 변호인은 시티 아이샤와 베트남인 여성 도안 티 흐엉이 'TV쇼 촬영을 위한 장난'이란 북한인 용의자들의 거짓말에 속았을 뿐이라면서 "진짜 범인들은 범행 당일 북한으로 도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런 정황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 정부가 지난달 말 시티 아이샤를 포섭하는 데 관여한 북한인 용의자의 출국을 허용했다면서 "이로 인해 자칫 두 여성이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시티 아이샤는 올해 초 인도네시아 바탐섬에서 만난 북한 국적자 리지우에게 몰래카메라 출연을 권유 받은 것을 계기로 김정남 암살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리지우는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과 함께 현지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정부는 북한 내 억류 자국민 9명을 귀환시키는 조건으로 지난달 30일 김정남의 시신을 북한에 넘기고 이들을 전원 출국시켰습니다.

시티 아이샤의 변호인은 "진상을 밝힐 수 있는 인물인 리지우를 출국시킨 것은 피고인의 변론 기회를 빼앗은 것으로 오심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달리 도안 티 흐엉의 변호인은 사건 관련 내용을 언급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흐엉의 사촌 동생 쩐 휘 황은 "온 가족과 베트남 국민 전체가 그녀가 무고하다는 사실을 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말레이시아 검찰은 지난달 1일 관할 세팡 법원에서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이들은 올해 2월 13일 오전 9시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마카오행 비행기를 타려던 김정남은 공항 내 치료소를 거쳐 근처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사망했습니다.

도안 티 흐엉과 시티 아이샤는 지난 2월 15일과 16일 잇따라 체포됐지만, 이들에게 VX 신경작용제를 건네주고 현장에서 범행을 지시한 북한인 용의자 4명은 암살 성공 직후 국외로 도주했습니다.

여성 피고인들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지만 말레이시아 검찰은 이들이 살해 의도를 갖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입장입니다.

말레이시아 형법 302조는 의도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자는 반드시 사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오는 13일 세팡 법원에서 오전 두 피고인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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