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정진구의 해피베이스볼] 롯데 '이대호 효과'의 실체

[정진구의 해피베이스볼] 롯데 '이대호 효과'의 실체
시즌을 앞두고 많은 전문가들은 롯데를 5강 후보에 올리길 주저했다. 이대호의 복귀는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야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며, 선수 한 명이 팀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근거였다.

그러나 기자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이대호 효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막연한 느낌이 있었다. 심지어 주변 지인들에게 이대호만으로도 롯데는 당장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 이야기했다.

팀당 9경기씩을 치른 4월 11일 현재, 롯데는 7승2패의 성적으로 kt와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섣부른 예측일 수도 있겠지만, 롯데에 대한 기자의 예상은 점차 확신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이대호 효과’의 실체는 있었다. 현재까지 이대호의 성적은 9경기에 3홈런 6타점, 타율은 무려 0.469, 출루율은 0.553에 이른다. 출루율에 장타율을 더한 OPS는 1.334로 단연 리그 1위다.

일본과 미국야구를 거치며 타격기술은 더욱 진화했다. 과거 이대호의 타격 매카니즘을 완성시켰던 김무관 SK 퓨처스 감독은 “예전에 비해 힘은 좀 떨어졌을지 몰라도 스윙 기술은 더욱 좋아진 것 같다. 큰 힘 들이지 않고 적절한 방향성으로 안타를 만들어 내고 있다”며 제자의 활약을 흐뭇해했다.  

그런데 이러한 성적만으로 ‘이대호 효과’를 설명할 수는 없다.

지난 겨울 롯데에는 전력누수도 있었다. 2016시즌 27개의 홈런과 113타점을 뽑아낸 황재균이 팀을 떠났다. 지난 해 황재균의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는 5.55였다. 롯데 시절 이대호의 WAR이 6~8점대였음을 고려하면 황재균 없는 ‘이대호 효과’는 높게 잡아도 +2승에 불과한 셈이다. +2승이면 지난 해 8위에서 7위로 한 계단 오르는 정도이니 효과라고 하기에는 미미하다.

이대호의 진가는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더욱 빛난다. 그는 야구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팀 분위기와 팀워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무관 감독은 “보통 선수단에는 게임메이커, 라커메이커, 벤치메이커가 있는데, 이대호는  타고난 벤치메이커다”라며 “이제 팀의 주장까지 맡아 벤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그만한 선수가 없다. 팀이 연패에 빠져 있을 때도 이대호가 팀 전체에 긍정적인 힘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롯데 구단 한 관계자도 "롯데가 한창 잘 나갈 때 이대호를 중심으로 한번 해보자는 패기가 넘쳤다. 한동안 그런 모습이 안보였는데 요즘 선수들의 눈빛부터 달라진것 같다. 물론 이대호가 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벤치에서의 이대호 효과는 그에 대한 동료들의 믿음에서 비롯된다.

안경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이대호는 후배들이 굳게 믿을 수 있는 정말 큰 존재다. 과거 이대호가 롯데에 없을 때는 그 공백을 강민호, 황재균, 최준석 등이 십시일반으로 나눠 맡았지만 이제는 이대호의 존재만으로 나머지 선수들이 부담을 덜고, ‘이대호가 해줄 것’이라는 든든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호가 뒤에 버티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롯데에 엄청난 플러스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직 초반이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롯데의 앞길에는 온갖 변수가 나타나고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롯데에는 이대호라는 거목이 버티고 있다. 팀이 어려울 때 ‘이대호 효과’는 더 큰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SBS스포츠 정진구 기자)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