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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500세대 난방비가 '0원'?…나머지 주민들 '분노'

<앵커>

5,000세대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지난 겨울 난방비를 한 푼도 내지 않은 집이 500세대 가까이 돼 나머지 주민들이 화가 단단히 났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이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5,000세대 규모인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관리비청구서를 살펴보니 일부 세대의 난방비 항목에 아무 숫자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전체 5,282세대 가운데 이처럼 올해 1월 난방비를 한 푼도 내지 않은 집은 모두 495세대에 달합니다.

[(실제로 난방을 하긴 하셨습니까?) 그렇죠. (난방비는 안 나온 거고요?) 그렇죠. 확인을 못 한 건 자동이체 돼 있어서 빠지니까….]

이들이 사용한 난방비는 사실상 나머지 주민들이 나눠낸 셈입니다.

[김복순/아파트 주민 : 너무 화가 났어요 정말. 내가 그 난방비를 대주는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

10년이 넘은 구형 열량계가 설치된 집이 3,500세대에 달해, 일부가 고장 났거나 배터리가 다 닳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열량계 제작업체 직원 : (열량계가 작동을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 계량기가 안 돌아가니까 난방비를 부과할 수 없는 거겠죠.]

구형 열량계는 나사 하나만 풀면 배터리를 뺄 수 있어, 고의로 작동하지 않도록 할 우려마저 있습니다.

관리사무소 측은 인력이 부족해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말합니다.

[관리사무소 직원 : 직원 8명이 5,200세대를 검침하는 거예요. 일일이 방문해서 하는 게 실질적으로 쉽지가 않습니다.]

관리사무소는 뒤늦게 열량계의 배터리를 교체하고 난방비를 청구하겠다고 밝혔지만, 입주민이 동의하지 않으면 부과할 방법이 없는 실정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우기정,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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