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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미세먼지에도 야외수업 중지…실효성은 '글쎄'

<앵커>

오늘(10일) 모처럼 미세먼지가 거의 없었죠. 이렇게 '미세먼지 '좋음''을 기록한 날이 올해 1, 2, 3월 통틀어 단 엿새뿐이었습니다. 특히, 미세먼지는 어른보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더 나쁜 영향을 주는데 그래서 서울시교육청이 미세먼지가 보통수준만 돼도 야외수업을 중지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공기는 생명이다> 연속 기획, 장세만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데다 학교 인근 곳곳에서는 아파트 공사가 한창입니다.

재건축 공사장들이 학교를 에워싸고 있다 보니 공사장 날림먼지가 고스란히 학교 학생들에게 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재건축 조합에서 교실마다 공기청정기를 설치해 준 뒤에야 숨쉬기가 나아졌습니다.

[학생 : 비염이 있어서 모래 같은 게 코에 들어가면 거의 숨을 못 쉬거든요.]

이 학교는 그나마 나은 편, 대다수 학교에서는 창문을 꽁꽁 닫는 방법 말고는 사실상 미세먼지 대책이랄 게 전무 합니다.

학교 건물 내 미세먼지는 나쁨 수준에 해당하는 백 마이크로 그램 이하로만 유지하면 별문제가 없는 데다, 치명적인 초미세먼지는 아예 기준조차 없습니다.

야외수업 중지 기준도 학교마다 제각각입니다.

[박선민/학부모 : (몸에) 미세먼지 다 쌓인다고 해서, 배출이 안 되고 쌓인다고 하니까 걱정이 되죠.]

참다못한 학부모 원성이 쏟아지자 서울시 교육청이 대책을 내놨습니다.

미세먼지가 보통 수준을 보여도 농도에 따라 야외수업을 중지하도록 했습니다.

또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전원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고, 공기정화 설비를 교실에 보급하기 위해 연구용역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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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에서 미세먼지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준다면 부모 걱정을 좀 덜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교육청이 마스크를 지급하겠다고 해서, 저는 미세먼지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매번 마스크를 주는 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이들 실습 교육 차원에서 한 번 나눠주고 가르치겠다는 거지 매번 준다는 게 아닙니다.

<앵커>

한 번만 준다는 거군요. 예산 문제 때문이겠죠?

<기자>

네, 돈 문제 때문인데요, 서울 유치원생, 초등학생 모두 합치면 54만 명 정도인데, 미세먼지 마스크를 모두 나눠주는데 3억 원가량이 듭니다.

1회 용이다 보니 빨아서 다시 쓸 수도 없고요, 이 밖의 대책을 보면 야외 수업을 중단하거나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는 방안 역시, 일시적으로 미세먼지를 피하는 것일 뿐 근본적인 해법이 되긴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공기 정화 설비 이야기가 나왔는데 공기 청정기와는 다른 건가요?

<기자>

공기청정기는 공기를 걸러주는 역할을 하는 거고요, 공기 정화 설비는 맑은 공기를 넣어주고 탁해진 공기를 걷어가는 것인데, 공기 청정기로 하면 비용이 싸긴 하지만 교실이 꽤 넓기 때문에 웬만큼 큰 공기 청정기 한두 대로는 커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고요, 또 공기청정기는 꽁꽁 밀폐된 공간에서 틀어야만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호흡할 때 생기는 이산화탄소가 빠지지 않으면 그게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청도 깨끗한 공기를 넣어주는 공기정화 설비를 추진하겠다는 건데, 엄청난 공사비는 아직 계산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조무환,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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